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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기차 두대를 시승해보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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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여전에 현기차 2대를 시승하긴 했는데.....시승기는 안올리고 있었습니다.


뭐랄까....시승하는 동안 또 시승을 마친뒤 내리고나서도 뭐 딱히 쓸게 없었습니다. 애초에 운전 재미라는걸 모르는 회사라 패밀리 세단이지만 재미지게 만드는 독일차의 철학같은게 있는것도 아니었고....일본차의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것들도 아니었고요....


그 와중에 아반떼 같은 경우는 MD플랫폼 그대로 가져다가 서스 셋팅만 바꿔놓은 사기 체인지 모델이고.....(하체 들어올리면 정말 똑같습니다...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냥 페이스 리프트 수준이지 뼈대가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총중량 마저도 바뀐 부분이 없습니다. )



[ 아반떼 MD, AD, i30 하체 비교 (출처 : 모트라인) ] 


MDPS가 좋아져봐야......그것도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비트수만 32비트로 쪼게는게 경차에나 들어가는 컬럼 스티어링(C-MDPS) 특성을 얼마나 좋게 해줄 것이며....(세계 최초로 경차에 적용하는 방식을 준대형모델에까지 적용한 최초의 회사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것 같던데....)


결국 이런거 저런거 다 빼면 현기차는 시승을 해봐야 옵션이랑 디자인 밖에 논할것이 없었습니다.....


현기차를 까면 대응하는 이들의 특징이 있는데.....그 유형을 몇가지 보자면 아래와 같더군요.


1. 고속안정성이 떨어진다. => 이차는 그렇게 모는차가 아니다. (그럼 현기차 라인업 안에서 어떤차를 그렇게 몰아야하나?)


2. 동급에 독일차들은 그렇지 않다  => 그 정도 가격으로 팔면 우리도 그렇게 만들 수 있다. (그럼 그 가격으로 고급파생 모델이라도 만들어 기술력의 포텐셜을 보여달라....)


3. 내수랑 외수의 품질(부식이나 언더코팅등)이나 에어백, 리어 서스펜션 등 다른게 많다. 거기다가 해외 딜러가를 보면 더 싸기도한데 문제 아닌가? => 국내 주행 특성을 감안하여 만들었고 일부는 해외 교통 규정이 있어 따른것 뿐이다. 본질적인 퀄리티면에서 다르지 않다. 억울하다. 


4. 차가 직진으로 안가는건 문제 아닌가? => 차의 직진성을 확보하는건 쉽지 않다. 차에 혼자 탔을때랑 두명, 네명 탔을때 차의 중심이 바뀌는데 직진을 할수 있게 만드는게 쉽겠는가? 굉장한 기술이 필요하다. ( 타메이커들은 직진 잘하는데....굉장한 기술인가요?)



[ 차가 왜 직진을 못하나요? (출처 : 모터 그래프) ] 


위에서 말하는 핑계들은 이미 수년동안 앵무새처럼 내보이는 현기의 입장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특성상 어째서 이렇게 차를 답답하게 만드는지 알것 같기는 합니다.


이과 태생 인력들에 대한 대우가 그 어느 나라보다 낮은 우리나라(문과도 지옥이라며..;;) 에서 엔지니어가 사업총괄 사장까지 올라가 의사결정권을 가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없지 않나요?) 


보통 대부분 단가와 이익률만 계산하는 경영학도들이 사업총괄 사장, 부사장 등으로 셋팅이 되어 있으니 포장만 잘하지 근본적으로 어디가 문제인지 알길이 없을테죠.....(하체나 핸들링 감성처럼 수치화되지 않는 감각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을 테니까요...)


자동차의 명가 독일의 CEO대부분이 차를 직접 만들고 개발하던 엔지니어출신인것을 감안하면 현기차의 한계는 분명 확실합니다. (그중 폭스바겐 회장은 직접 줄자 가지고 다니죠....)


남양연구소의 분위기도 박사급 엔지니어들 뽑아놓고 하청업체 납품 부품 품질검수만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머리좋은 엔지니어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도전하게 해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폭스바겐에서 골프 GTI도 회사측에서는 반기지 않았지만 뜻있는 몇명이 퇴근후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차라는 것을 알면 현재 현기차의 자동차 개발 연구라는 것에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폭스바겐 골프 GTI 탄생 비화, "누구도 반기지 않았다"



몇년전 현기쪽 계열사의 프로젝트 수행 때문에 클라이언트 직원이 제가 다니던 회사에 상주를하며 업무를 보았고 계속 접촉을 하다보니 친해진적이 있었습니다. 이상한건 차가 없이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었고 좀 의외였던지라 현기 차 하나 안뽑냐하니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차 만드는거 옆에서 보면 못타겠어요. 차에다가 계열사나 해외에서 만든 부품들 다 껴보고 연구소 내에 트랙 한참돌다가 아니면 빼고 좋으면 넣고 하는식으로 차를 만들어놓고 최종적으로는 코스트 부분에서 개발의 퀄리티를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내려버리는데 저는 못타겠습니다. 그렇다고 다른차를 사면 저희 회사에 주차를 못시켜요. 그러니 그냥 걸어다녀야죠. 연구개발이요? 안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내년이나 내후년에 신차가 나온다 한들 80%이상은 다 똑같은 부품들일 거에요. 한마디로 디자인이나 옵션 말곤 별로 달라지는게 없을거에요"


물론 저분의 대답은 개인적인 의견이라 기정사실여부를 따지지는 못할 것입니다.


당시에는 차에 대해 잘 모를때라 그냥 그런가 하고 들었는데 요즘에는 고개가 끄덕여 지고 있습니다. 현기차는 YF소나타, 아반떼 MD 의 개발이 이루어지던 세대 이후 나오는 모델들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 아마 비슷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라고 생각합니다....그냥 저속에서 휘적휘적 살살 몰고 다니면 그럭저럭 좋아진것 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좀 밟아보고 쎄게 서보고 사람들 많이 태우고 주행해보고 하면 그냥 예전 모델 들이랑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이렇게 글을 써놓으면 "니차 되게 좋은가보다?" 이런식으로 맥락없는 시비를 걸어오는이들이 많습니다. 내차가 어떤차인지랑 새로나온차들을 평가하는건 무슨관계인지 여러가지를 내 눈앞에 앉혀놓고 물어보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실제 시승기자들 중 상당수는 차에 욕심없이 올드카 타고 계시는분들도 많은데 그 분들 한테는 또 그런 시비를 안거는것 같습니다.)


내차 예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연식도 오래된 passat b6 2.0 fsi 모델입니다. 딱 2년만 나왔던 모델이고 감가삼각 쎄게 떨어져서 이젠 완전 X값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서 이차를 10년 20년 쭈욱 타면서 올드카 동호회 때빙 같은데 나가보고 싶습니다.)


헌데 이차의 기본기는 지금 나오는 현기의 2,000CC급들 보다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고속 레인지에서는 월등하다고 할 수 있죠. 스팩도 6단 아이신 미션에 2000CC 직분사 (150마력에 20.4 토크) 엔진이 달려있고 옵션은 앞뒤 전,후방센서에 눈알돌아가는 어뎁티브 헤드 라이트. 크루즈 컨트롤, 후방 커튼(자동). 사이드 커튼(수동) 다 있고.....오토브레이크에 오토홀드, 듀얼 공조기, 저속 코너링 등 탑재, 뒷좌석 6:4 폴딩, 심지어  비올때 브레이크가 밀리지 않도록 브레이크 와이퍼 까지 장착되어 있고 언더커버 공히 달려있습니다. 생각 나는 부분만 나열했는데 상품성이 요즘 나오는 국내 차량들보다 떨어지지 않습니다. 최고속력 208킬로에 제로백은 고급유 셋팅시 9.4초 일반유 셋팅시 10.2초가 나오고 에어백은 물론 사이드 커튼까지 다 있습니다.



[ 제가 소유 중인 passat b6 2.0 fsi 모델입니다. 여러가지로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 


내차자랑? 아닙니다....요즘 나오는 현기차가 10년이 다되어 가는 저의 차보다 구성 부분에서 월등히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현기차에서 이번 K5나 LF소나타에 58%이상 적용 했다고 하는 초고장력 강판은 이미 제차에 78%이상이 적용되어 있고 뼈대 용접은 부분적으로 레이저 용접으로 접합해서 비틀림강성을 최대한으로 올려놓았습니다. (바디 자체는 최고사양인 3.600CC 6기통 엔진을 버티도록 만들어 졌습니다.)



 기종

비틀림강성 ( torsional rigidity)

(단위 : Nm/degree) 

 passat b6

32,400 

 LF sonata

25,613 

 BMW E90

22,500 

 Audi TT Coupe

19,000 

 Volvo S80

18,600


[ 출처 : 불친절한 원로씨, 오늘도 사면초가 OTL ] 


제차와 현재 나오는 소나타만 비교해도 여러가지 의미로 현기차가 더 나은게 뚜렷하게 없습니다.  (파사트는 유럽에서 딱 소나타 등급입니다. 그렌저 등급이 아니다~ 비교 오류 오지네요~그렌저랑 비교하셔야죠~이렇게 무식한 말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현기 자동차의 이전세대 모델들은 앞으로의 가능성이라도 보여줬지만 소비자들의 피드백에 눈귀 막고 포장만 바꾼 자동차를 찍어내는 현세대 모델들을 보자면 이제 그 가능성도 보이지를 않습니다.


제가 쓴 시승기에 한국차 시승기는 안올리고 외제차만 올리는 허세가득한 놈이라는 뉘앙스의 글들이 종종 올라오는데 현기차 꽤 많이 탑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의 법인용 차량은 90%이상 현기차 들이었습니다. 경차부터 준대형까지 다양했는데 에쿠스 같은거 말고는 다 몰고 다닐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차들을 타고 다녀도 별로 할말이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도 시승을 하긴했고 사진은 두개 올렸으니....시승기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1. 서스펜션 셋팅은 이전 모델들보다 좋아졌다. 그렇다고 독일차 수준은 아니고....

2. 핸들링은 이전모델들의 스포츠 스티어링 셋팅 했을때랑 비슷하고 아반떼 광고에서 처럼 핸들링 자체가 좋지는 않다.

3. 이전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얼라인셋팅은 쉽게 틀어지며 직진 안정성이 더 좋지는 않다. 한쪽으로 쏠리는건 똑같다.

4. 브레이크는 이전모델들 처럼 처음에 답력이 몰려있지 않고 후반부에 잡히는 셋팅으로 바뀌어서 확실히 좋아졌고 브래이킹 능력은 이전모델들 보다 꽤 좋아졌다.  

5. 이전 모델을 타시는 분들은 구지 신모델로 바꿀 필요는 없다.

 

그냥 이정도......





아 그리고 가격은 꽤 올랐습니다. 뭐 옵션이 더 포함되고 어쩌고 해서 사실상 더 싸진거라고 어쩌고해도 현실 가격이 바싸진 것은 비싸진것입니다. (애초에 기본가가 너무 올라있는 상태이죠....)


이정도 신차가격이면 그냥 2,0000~4,0000 키로 안쪽의 중고 독일차를 알아보는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차값이라도 싸면 가성비로 쉴드를 쳐주겠는데.....너무 비쌉니다......


아니면 이전 모델들을 중고로 사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막 월등하게 좋아졌다라는 느낌이 없기 때문이다. 

현기 관계자나 팬분들은 항상 패미리 세단으로 내놓은 상품들이라 약간이나마 과격한 드라이빙 시승기를 납득 못하는것 같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현기의 개발 컨셉 자체가 생활형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인데 구지 생활형 자동차를 살거면 크게 차이도 없는 신차를 살필요가 없지 않나요?? 


마지막으로...얼마전  LF소나타를 모시던 택시기사분에게 신형이 더 좋으냐고 물으니 답해주셨던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아니요.....나라에서 정해주는 차 수명이 있어서 계속 차를 바꿔야하니 바꾸긴하는데 대안이 없어서 타고 다니는거에요. EF부터 지금까지 계속 현대 소나타만 몰고다니는데 NF까지만 차가 좋았고 그 이후 나온 YF나 LF는 전체적으로 별로인것 같아요. 안락한것도 아니고 더 잘나가는것도 아니고...."


 ※ 위의 포스팅 동영상 부분은 링크하면 내용을 확인 하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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