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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방문기

논산 철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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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의 육아용 사진 전용 렌즈로 전에 가지고 있던 40mm 단렌즈를 빼앗기고 처박혀 있던 캐논 400D를 살리고자 새로나온 25mm 단렌즈를 구매하고 뭐라도 찍기 위하여 논산으로 향했습니다.

 

 

논산으로 향하던 도중 알밤휴계소라는 곳을 들르게 되었습니다. 딱히 쉴생각은 없었지만 졸음운전 예방차원에서 일단 한번 들러봅니다.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음식 메뉴나 퀄리티등이 상당해보입니다. 하지만 먹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휴계소 음식이 별미라하지만 제가 볼때는 그냥 김밥천국정도 퀄리티의 메뉴들을 인사동 한정식 메뉴 가격에 파는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식사는 생략합니다.

 

 

새로산 렌즈에 몇년만에 꺼낸 구형바디를 느껴보기위해 막 찍어봅니다. 나의 발이 되어 주고 있는 연식 오래된 Passat B6 2.0 Fsi...요즘차들처럼 원가절감을 위한 장난을 치지 않은 기본기에 충실한 차라서 딱히 바꾸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그래도 엔카는 습관적으로 모니터링 하지만;; )

 

 

논산 도착후 어디 뭐 먹을거 없나 돌아보는데 진짜 갈때가 없습니다....;;; 사실 논산 훈련소 근처가면 많겠지만 목적지가 그쪽이 아니어서 외곽쪽으로 향하는데 보이는건 논밖에 없습니다.

 

그 와중에 메밀 막국수라고 당당히 걸려있는 간판을 보고 잠깐 망설이다가 지나쳤습니다. 왜냐하면 위에 보는바와 같이 간판만 보면 장사를 안할거같은 분위기에 옆에 붙어있는 성인용품점을 보자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달까요;;

 

하지만 혹시나하는 생각에 유턴을 합니다.

 

 

의외로 가계가 있습니다!!!!

근데 가게 이름이 없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왼쪽 풍선 아래 조그맣게 철원식당이라 적혀있었습니다.) 지방 외곽에서 이름도 없는 작은 식당.....삘이 옵니다. 그래 오늘 식사는 여기다....

 

 

들어갔는데 주인분이 안계셔서 안쪽문을 열고 찾으니 망중한을 즐기며 낮잠을 주무시다가 깜짝 놀라십니다. 손님이 올줄 몰랐다는 듯이 당황하셔서 제가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메뉴가 다양하지 않아(?) 물막국수 바로 시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테이블 옆은 통창이 아니라 통모기장입니다.....얼마나 엔틱(?)합니까.....뭔가 십수년전 논산에서 훈련받던 그 논산은 이런 이미지여야 합니다. 그리 덥지않은 날씨에 서울보다는 좋은 공기가 솔솔 들어오니 기분이 좋습니다.

 

 

가게를 찬찬히 둘러봅니다. 뭔가 너저분한데 그렇다고 지저분하다거나 불결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시골적인 퀘퀘한 냄새가 나지도 않고 신기합니다. 이것이 이 식당 나름의 분위기 아닌가 생각됩니다.

 

 

옷이 되게 많아서 파는것인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니 파는게 아니라 주인아주머니 옷을 정리해놓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도 그럴게 가격표도 뭐도 아무것도 없고 팔려는 의지도 없어보이십니다.

 

설마 막국수 먹다가 뜬금없이 옷을 사가는 분들이 계실까요.....게다가 옷이 다 여자옷인지라 주인아주머니 옷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손님들이 식사하는 홀에 옷을 사장님의 의복을 내놓는것도 희안한 경우입니다...

 

 

입구는 모기장도 아닌것이 바람 솔솔 잘통하는 커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강아지 짓는소리 하나 없이 바람에 사락거리는 소리만 들리는데 가만 앉아있다보니 나름 꽤 운치가 있습니다.

 

 

아주머니가 잠이 깨셨는지 뒤늦게 물을 챙겨 주십니다. 무슨 음료병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도 모르게 입대고 마실뻔했습니다. 옆에 컵이 있으니 꼭 따라마시도록.....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여기는 그냥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시는지 따로 종업원이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근데 이것도 되게 생각 외인데....상당히 정갈하게 나옵니다. 나는 동해에서 난무하던 싸구려 막국수들처럼 벌건 장이 범벅이 된 사다쓰는지 뽑아쓰는지 모를 얇디 얇은 면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썡뚱맞고 희안하게 풋고추를 주십니다. 헌데 이후 이 고추 다먹었습니다.....;;;; 막국수가 좀 달달한데 이걸 된장에 찍어먹으니 꽤 어울렸습니다. 신선도 또한 꽤 괜찮았습니다. 주변에 텃밭이 있나??

 

 

반찬이 생각보다 꽤 나옵니다. 유명하다는데는 가면 김치 쪼금아니면 절인 무 조금 주고 마는데 풋고추에 김치만 두 종류를 주십니다. 먹어보니 어디서 사서 쓰시는 맛은 아닙니다. 열무는 조금 오래된 감이 있지만 일단 저는 쉰김치파고 이런 컨트리 스타일의 식당에서 초록초록한 열무가 나오면 왠지 더 위화감이 들것 같았습니다.

 

막국수는 일단 동치미 베이스입니다. (근본없는 소고기 다시다로 만든 육수 아닙니다.) 동치미에 뭘 더 섞은느낌은 아닌데 좀 달달합니다. 근데 이게 없는 맛을 억지로 끌어올리려고 하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사장님 입맛이 그런거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막국수 위의 장도 좀 특이한데 고추장 베이스가 아니라 된장 베이스인거 같았습니다.

 

면은 상당히 두툼하여 식감이 꽤 괜찮습니다. 메밀함량이 높은지 뚝뚝 끊깁니다. 사실 밀가루 비율이 높지 않으면 메밀 찰기가 좋지 못해서 얇게 못뽑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헌데 이 식당의 막국수 면은 굵고 뚝뚝 끊기는게 그냥 모르는 사람이 먹어도 메밀함량이 꽤 높아보였습니다. 이정도면 메밀국수를 같이 하셔도 꽤 괜찮을것 같았습니다.

 

겨자는 없습니다. 식초만 칠수 있는데 이건 또 나름의 음식 철학이신지.....식초만 넣어 먹는데 뭔가 조미료가 빠져서 감칠맛이 빠진 느낌입니다. (조미료 안쓰는 음식 특유의 2%빈맛입니다.)

 

조미료에 익숙한 입맛의 사람이 먹으면 모르겠지만 조미료 맛에 질린사람이라면 이또한 별미입니다. 음식이나 식당의 느낌은 사장님이 욕심안부리시고 장사하시는 느낌입니다. 

 

저의 입맛에는 좀 달달합니다. 이는 식초를 조금더 뿌리던지 하면될거 같긴한데 시골음식들 특유의 쎈간이라 생각하며 먹으면 이또한 괜찮았습니다.

 

 

순삭했습니다. 휴게소에서 식사 안하길 다행입니다. 이후 저녁까지 배가 상당히 불렀습니다. 간이 좀 쎈편이라 김치만 조금 남겼습니다. 다음에 논산오면 또 오게 될것 같습니다. 구지 이 막국수를 먹으러 논산까지 올일은 없겠지만 논산에 오면 꼭 들렀다 갈것 같습니다.

 

식사를 만족하게 먹고난 후에는 계산할때 현금을 드리고 아니면 그냥 카드를 냅니다. 헌데 여기는 카드리더기도 없을 것 같고 나름 만족하며 먹어서 바로 현금 드리고 맛나게 잘먹었다는 인사까지 드리고 나왔습니다.

 

블로그 어디를 뒤져봐도 안나오는 식당인지라 뭔가 나만의 장소를 찾은것 같아서 만족감은 더했습니다. 아래 지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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