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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방문기

연신내 삿뽀로 우동·초밥·모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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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맛이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먹을만한 건 다 먹어서 그런지 먹고 싶은 게 없습니다.
이럴 때는 맛있는 음식보다는 심플한 한 끼를 먹고 싶습니다.

느끼하고 조미료맛이 강하지 않은 음식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차가운 음식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몇십 년 동안 한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연신내 모밀국수집이 생각나서 동네 산책 삼아 살살 걸어갑니다. 

 

 

 

 

주택이 몰려 있는 골목 골목을 가다 보면 뜬금없는 자리에 목적지가 나타납니다.
간판을 보자면 특별한 상호가 없어 보입니다.
저녁에 지나가다보면 항상 마을 주민분들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술을 한잔하고 계시는 모습들을 자주 보는데 제가 직접 식사를 하러 가보는 건 처음입니다.

 

 

2022년 기준으로 보자면 괜찮은 가격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시장냉면도 한 그릇에 8천 원이 넘어가는 황당한 물가의 시대에 냉모밀 국수 1인분에 7천 원이라니 나름 혜자스럽습니다.
여기서 500원을 더 보태면 주먹밥 2개를 추가해주는 모밀정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모밀정식을 주문합니다.

 

 

앉자마자 물 한 컵을 주십니다. 
뭔가 어렸을 적 횟집에서 내어주던 세월에 흔적이 느껴지는 컵의 느낌이 납니다.

 

 

양념통 구성은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가장 긴 통은 초고추장이 아닌가 싶은데 어떤 메뉴에 초고추장이 저렇게 많이 필요한지 메뉴판을 한참 보았는데 회덮밥이 메뉴에 있었네요.

 

 

가게에 들어가면 문쪽의 자리와 안쪽의 자리가 칸막이로 구분되어 있는데 이상하게 문쪽에 많이들 앉습니다.
탁 트인 시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문쪽에 자리를 잡아봅니다.
가게 안쪽은 손님들도 있고 해서 찍지 않았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모밀정식이 나옵니다.
특별할 것 없는 구성이지만 이런 심플함을 원하고 온 것이라 저는 좋습니다.

 

 

 

찬은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모밀의 식감과 깔끔한 간장의 맛으로 먹는 모밀국수에 특별한 찬이 뭐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참고로 단무지의 경우는 은평구 이마트 근처의 중국관의 단무지가 아직까지 인생 최고의 단무지 맛집입니다.

 

은평구 3,500원 짜장면 중국관

은평구 이마트를 왔다 갔다 하다가 종종 보였던 중국집이 있는데 바로 중국관이라는 식당입니다. 특이했던 게 유리창에 짜장 3,500원이라고 쓰여있는데 굉장히 오래된 집 같아 보여 호기심을 자

chh11111.tistory.com

 

 

 

모밀국수는 면발이 두툼합니다.
직접 뽑은 자가면은 아닌 거 같은데 집에서 해 먹는 면들 중에 이렇게 두툼한 기성품을 못 찾겠습니다.

특별히 메밀향이 진하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밀가루 함유량이 높아서인지 적당히 쫀득하고 적당히 뚝뚝 끊깁니다.
누군가는 메밀 함유량이 많아서 뚝뚝 끊기고 메밀향이 깊게 나야 인정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게 메밀 퀄리티를 떠나서 맛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를 따지자면 좀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밀 간장은 심심합니다.
과하게 달거나 짜지 않고 알맞게 심심합니다.
일본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 모밀국수에는 와사비를 듬뿍 넣어 먹는 게 국룰입니다.
일단 먹어보면 끝 맛에 해물맛이 약간 나던데 직접 우려내시는 듯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작은 주먹밥입니다.
초밥에서 회를 뺀 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덕분에 밑간이 되어 있어서 반찬 없이도 목이 메이거나 하지 않습니다.

 

 

입맛 없을 때 먹으니 이런 무난한 깔끔함이 좋습니다.
남길 것이 뭐 있겠습니까?

 

 

 

다 먹고 살이 찔까 봐 불광천까지 살살 걸어갑니다.
어느새 꽃들도 필 꽃은 모두 핀 것 같아 보여서 눈이 즐겁습니다.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응암동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응암시장 쪽에 반찬 3팩에 5천 원밖에 안 하는 혜자스러운 반찬가게가 있어서 온 김에 반찬 몇 가지를 사 갑니다.
칼로리는 거의 소비가 된 듯 하니 집으로 다시 향합니다.

 

 

 

한여름은 아닌데 은근히 덥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는데 의외로 아이스크림 콘등의 칼로리가 150 이상을 넘기는 것에 경악을 합니다.
빙과류의 칼로리가 거의 콘류의 절반 이하로 표기되어 있어서 아임 파인이라는 빙과류를 하나 골라 먹어봅니다.
칼로리가 낮아서 그런지 좀 밍밍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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