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하게 뒤늦게 벚꽃 관련 포스팅을 올리게 되네요.
이 사진을 찍고서 바로 2~3일이 지나니 거짓말처럼 벚꽃들이 없어지더군요.
코로나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못 가고 제가 사는 서식지 뒷산으로 슬금슬금 올라가 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뒤는 무려 북한산 둘레길이 이어진 곳입니다.
덕분에 아파트 창문으로 트레킹 하시러 오르내리는 분들을 본의 아니게 자주 보게 됩니다.
아파트 앞을 나서는데 그동안 눈에 안 들어왔던 총천연색의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꽃 이름은 뭔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이제 겨울이 끝났구나라는 느낌입니다.
이런 스냅사진을 찍는데 캐논 M200은 정말 유용하다고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전에 DSLR을 가지고 다닐 때는 사람들이 볼 때 뭔가 멋쩍기도 하고 그랬는데 DSLR 화질에 작은 바디 덕에 이런 생활형 사진도 부담 없이 찍게 됩니다.
아파트 경비실 앞에 웬 솔방울이 떨어져 있네요. 솔방울 맞죠?
아파트 뒤쪽으로 해서 살살 올라가 봅니다. 보통 저 코스로 올라가서 데크로 만들어진 둘레길을 타면 홍제동 옥천암으로 떨어집니다.
어마어마하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벚꽃을 보니까 오늘이 거의 벚꽃을 이쁘게 볼 수 있는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막 떨어진 벚꽃도 상당히 색이 이쁩니다.
옆에 벽화마을 까지는 아닌데 서울에는 없을 듯한 레트로 한 산동네가 나오고 이렇게 작은 벽화가 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내용은 기억이 안 납니다.
산동네라고는 하는데 막 지저분하고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은 아닙니다. 레트로 하다는 느낌?
그나저나 아직도 연탄을 쌓아놓고 사용하는 집이 있다는 것이 놀랍네요.
이건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지만 이뻐서 찍었습니다. 분홍 벚꽃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식알못인 저에게 혹시나 아시는 분은 댓글로 정보 좀 알려주십시오.
색이 상당히 이쁩니다. 꽃 사진을 자꾸 찍고 이쁘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늙는 거라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가는 듯합니다.
벚꽃과는 다르게 피는 것이 늦지만 우수수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딱한 그루 있는 진한 분홍색의 나무라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화투에 나오는 뭔가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항상 아파트 창문으로만 보다가 이렇게 가까이 와서 자세히 본 것도 처음인 것 같기도 합니다.
둘레길 올라가는 입구 계단입니다.
벚꽃들이 원래는 더 풍성한 느낌인데 사진에 그 느낌이 다 담기지가 않습니다.
정자가 하나 있고 운치 있게 바로 앞에 벚꽃이 크게 있습니다.
내년에는 친구 불러다가 정자에 앉아서 떨어지는 벚꽃을 보면서 간단하게 맥주라도 한잔 했으면 합니다.
절정기 하루 이틀 지났다고 그새 터질 것 같이 풍성했던 느낌이 조금 사그라들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중에도 바람만 불면 벚꽃이 눈처럼 내리는데 이쁘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이쁜 벚꽃 보는 것도 내일이면 끝이겠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벚꽃은 확실히 벚꽃만의 풍성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렇게 이쁜 꽃이 왜 그렇게 빨리지는 것일까 싶습니다. 요즘 꽃들도 품종개량을 많이 하던데 지지 않는 벚꽃을 만들어내면 대박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꽃이 떨어진 가지는 저렇게 초록색만 남습니다.
더운 여름에 초록색 일색인 나무를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보면 봄과 여름에 가장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나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이제 올라오기 시작하나 싶은 줄기들도 보입니다.
내년에는 이렇게 새로 나오기 시작하는 줄기들로 더 풍성한 벚꽃이 나오겠죠.
내년에도 별일 없이 이 벚꽃을 유유자적하게 보러 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하 아래 사진들부터는 벚꽃 감상 타임입니다.
요즘 네이버 블로그로 넘어가 볼까 하다가 어떤 사이즈로 올리던 사진을 모두 뭉게 버리는 느낌이 있어서 티스토리에 다시 마음을 정착했습니다.
티스토리에 올리는 사진의 최적 해상도를 찾아서 업로드하니 뭉개짐 없이 쨍한 느낌이나 디테일이 뭉개지지 않아서 네이버 쪽 보다 유입인구가 적어도 티스토리를 떠나긴 힘들 거 같네요.
업로드한 사진이 뭉개지면 굳이 DSLR보다는 디테일이 깨지는 폰카 사진을 올리는 게 훨씬 나은데 네이버 블로그는 의도적으로 그걸 노린 건가 하는 망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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