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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양양 38선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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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 너무 오래 집에 갇혀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갈 수도 없고 시원한 바다를 보고는 싶지만 들어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런 생각에 새벽 3시쯤 옷을 주섬주섬 입고 양양의 38선 휴게소로 출발합니다.
왜냐하면 여기는 휴게소지만 해수욕장 바로 앞인 신기한 곳이라서 간단하게 바다 구경만 하고 올 수가 있거든요.

 

 

휴게소 자체가 뭔가 요즘 휴게소 느낌은 아닙니다.
워낙 명소라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딱히 개선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휴게소라도 주차장이 엄청 넓습니다.

 

새벽6시에 도착을 해서인지 이용할 수 있는 가게는 GS25 뿐입니다.
헌데 38선도 아닌데 왜 38선 휴게소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옛날 아버지가 프린스 몰고 가족들을 데리고 다니시던 시절 포천 근처 38선 휴게소를 자주 갔었는데 그때 우동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요즘에는 망해버렸지만;;;;

그쪽이야 뭐 북쪽에 가까우니 38선 휴게소라고 할 수 있어도 여기는 한참 아래인데 왜 이름이 38선 휴게소인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넓은 주차장은 본래 용도로 사용 안 하고 차박 캠핑장으로 사용하는 듯합니다.
생각해보니 바로 바다가 앞인데 옆에는 편의점등이 있어서 차박지로는 최고의 조건이긴 합니다.
편의점 문의라고 하는 것을 보니 편의점주가 휴게소 운영자인 모양입니다.

 

 

주차장 쪽에는 해변가를 향해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깔려있습니다.
낮에는 해가 너무 강렬해서 앉아있기 힘들고 초저녁이나 밤 드라이브 와서 앉아 쉬기 딱 좋은 자리지 싶습니다.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 편의점이 밥블레스유 출연진들이 와서 유명해졌다고 하더군요.
바로 앞 테이블에 출연진들이 앉아있던 자리에 이름표를 붙여놓아서 알았습니다.

 

 

아침을 안 먹고 달려와서 마른 목도 축일 겸 우유 하나 사서 자리에 앉습니다.
바로 옆에 바다가 보이는 해변가이기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날씨가 좋을 때보다는 비가 엄청 내리거나 태풍이 올 때 거친 바다를 구경하기 딱 좋은 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오픈 안 한 식당이 편의점 안에 있습니다.
편의점 안에 식당이라니 좀 신기하긴 한데 라면 가격이 생각보다 상당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 먹으면 반 가격보다 더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여기서 라면을 사 먹을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라면 가격에 비해 콩국수는 또 가격이 비싸 보이지는 않네요;;;

 

 

편의점 옆의 데크로 나가면 망원경이 있는데 뭘 보라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데크 앞쪽은 망망대해 바다거든요.

 

 

앞쪽 해변가는 평일 이른 시간이라 한산합니다.
바다에 놀러 가려면 휴가시즌 전 평일에 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건 그렇고 앞에 바다가 있다지만 모래에서 올라오는 열과 그늘 하나 없는 해변가는 열지옥 그 자체네요.
하나도 시원하지 않습니다.

 

 

아까 보이던 분식집은 아이스크림도 같이 파는 듯합니다.
전략이 좋네요.

 

 

가게 앞에 뽑기 기계는 작동이 제대로 되면 이상할 것 같은 분위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옮기다가 만 거 같은데 버리려고 하는 건지 장사를 하려고 놓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커피숍이 인터넷상에서는 꽤 평이 좋던데 문이 닫혀있습니다.
뭐 때문에 평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바다를 바라보면서 한잔 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이 휴게소는 유난히 밖에 앉을 곳이 많아 보입니다.
편의점 조리식품을 들고 나와서 먹어도 좋을 듯합니다.

 

 

이렇게 해변 가까이에서 망망대해를 마주하고 있는 휴게소는 정말 드물게 있습니다.
보통 아예 해변 바닥에 같이 붙어있던지 아니면 한참 위의 고속도로 쪽에 있기 마련인데 이 휴게소는 위치가 살린 느낌입니다.

 

 

주차장 쪽에 있는 테이블에 다 이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매연도 아니고 미세먼지라는 표현을 쓴 것이 독특합니다.

 

 

뭐 당연하겠지만 외부 쓰레기는 반입 금지라고 합니다.
쓰레기통마저도 진짜 올드하게 보입니다. 좋게 말하면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는 휴게소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저처럼 새벽 드라이브로 해 뜨는 거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성지 같은 휴게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휴게소는 특이하게 화장실에서 휴지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화장실 앞에 대놓고 써져 있으니 필요하시면 휴지 휴대는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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