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의 로컬맛집 평남면옥

즐거운 주말 근무 후 어중간하게 집에 들어가기도 뭐하고 겸사겸사 그 동안 궁금해했던 철원 로컬 맛집 평남 면옥을 찾아갔습니다. 휴전선 근처지역인지라 서울보다는 확실히 추웠습니다.

 

 

평남 면옥을 치면 거의 의정부의 평남 면옥이 나옵니다. 의정부의 평남면옥의 경우 착한 식당 후보에도 올랐을 뿐더러 동치미맛이 찐한 전통 함흥냉면 집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가보았던 평남면옥은 철원의 와수시장안에 있는 냉면집입니다.

 

 

평남 면옥의 전경입니다. 꽤 많은 매체에서 취재를 해갔음에도 요즘 넘쳐나는 사이버 맛집(이라 쓰고 사이비 맛집이라 읽는다.)에 가려 넷상에서는 그리 많이 알려진 맛집은 아닙니다. 50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들어가자 마자 차림표를 보니 물냉면이 바로 꿩냉면입니다. 꿩고기 자체가 비싸서 서울인근에서는 다들 소고기로 바뀌었는데 이곳은 여전히 꿩고기를 고집하는 듯 합니다. 가격도 저정도면 요즘 물가에 비싸다고 하기는 힘듭니다. 바로 꿩냉면을 시켰습니다. 티비에서는 무한도전 북극곰 프로젝트 마지막편을 하고 있네요.

 

 

가게 안쪽은 5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다고 보면 됩니다.  식탁위에는 으례 있을만한 냉면집 소스들이 있습니다. 특이한건 이곳의 순대가 꽤 맛이 좋은가 봅니다. 오시는 손님들은 모두 아바이 순대나 순대국을 한그릇씩 먹고 갑니다. 덕분에 양념통안에 순대국에 들어가는 양념들도 같이 있습니다.

냉면집에서 육수를 고기로 뽑기 때문에 갈비탕같은 메뉴 같이 없으면 육수를 가짜로 내는 곳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곳은 육수마저 꿩으로 낸다고 소문이 난곳이니 딱히 고기탕 종류의 메뉴가 없다고 가짜 냉면집으로 오해를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냉면이 나왔습니다. 일단 겉으로보기에 특이한건 계란고명이 있다는 것이고 면이 냉면 면발같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이하게 반찬으로 무채가 아니라 김치가 나옵니다. 김치는 직접 담궜는지 젓갈향이 서울보다 약간 더 쌨던것 같습니다.

 

 

꿩고기가 들어 있습니다. 보통 꿩고기라고 하면 뼈채갈아서 주던데 희안하게 이곳은 갈아만든것과 슬라이스 한것을 같이 넣어줍니다. 가격이 비싸서인지 고기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휘휘 저어보니 안에 있던 참기름이 베어나옵니다. 특이하게도 냉면에 참기름? 헌데 먹어보니 납득이 갔습니다. 이곳의 냉면은 냉면이라기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막국수에 가깝습니다. 면 또한 고구마 전분보다는 메밀한량이 더 많아서 식감이 적당합니다.

한때 막국수계의 지존중 하나였던 갈현동의 따뜻한 집 막국수와 그 식감이 너무도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육수는 꿩고기를 기반으로 한 육수에 동치미를 넣어 만든 것으로 안에 있는 무는 그 동치미 무를 슬라이스해서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맛은 느끼하지 않고 약간 심심한듯하지만 식초와 겨자를 넣으면 육수의 맛이 꽤 살아 납니다. 희안하게 먹어도 속이 편해서 배가 부른느낌이 들지가 않습니다. 보통 면발에 찰기를 더한다고 쫄깃하게 만들고 육수에 조미료를 과하게 넣어 만든 냉면이나 막국수를 먹으면 배가 금방 꺼질지언정 속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데 이집의 막국수는 다 먹어도 양이 적지는 않은데 속이 편안합니다.

다음에 갈때는 꼭 곱배기를 시켜야 겠습니다. 철원에 몇몇 막국수  유명한곳이 있지만 저는 지금까지 철원에서 먹어본 막국수집중에 이곳의 막국수(냉면?)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어느 블로그를 보니 이곳의 면 맛에 참기름이 좀 거슬린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참기름은 향도 거의 안날정도로 들어가있고 되려 꿩고기 육수의 맛을 배가시켜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블로그 주인장의 글을 보니 이말을 그곳 주인에게 말을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선대 아버님의 유언중에 하나가 이 래시피에서 참기름을 절대 빼면 안된다하여 고집스럽게 넣고 있다고 하셨다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참기름 구성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느낌이 냉면은 아니고 물막국수에 가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