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직장 상사분이 찾아오셨는데 숨겨진 맛집이 있다며 저를 이끌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임에도 생전 처음 듣는 곳이었는데 까치산역 근방을 지날 때는 꼭 한번은 들르시는 곳이라고 합니다.
맛집 장소는 까치산역 부근 신성종합시장(신성골목시장이라고 검색해도 나오는 듯 합니다.) 이라는 곳에 신성손칼국수라고 합니다.
시장 안에 들어가 보니 마침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곧바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주말에는 등산인원들이 줄을 서서 먹는 곳이라고 합니다.
시장 노포 스타일로 입구나 그런게 없이 그냥 간판 보고 앉아서 주문을 하면 됩니다.
메뉴판은 따로 없고 위를 보면 보입니다.
다만 여기서는 그냥 암묵적으로 갈제비나 칼국수를 시키는 게 국룰인 모양입니다.
저는 칼국수를 시켰습니다.
포크는 어떤 메뉴를 먹을때 사용하는 거죠??
주문 즉시 면을 삶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면은 기성품이 아니라 진짜 수제로 반죽을 하고 칼로 자른 국수를 눈앞에서 보란 듯이 들어 올려 뜨거운 물에 담그십니다.
저 뒤에 보이는 할머니 손 칼국수가 원래 원조였다는데 유명세는 저희가 앉은 신성 손칼국수가 더 인기라고 합니다.
김치가 나왔습니다.
칼국수는 삭은 김치보다는 약간 설익은 김치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인기가 많은 맛집이라서 그런지 회전율이 높아 그런가 김치는 아삭아삭하니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일단 이 칼국수가 5,000원짜리입니다.
분식집에서 신라면 시켜도 보통 4,500원 이상을 부르는 세상에서 일단 가격에서 놀랐는데 양을 보니 더 놀라웠습니다.
토핑으로 청양고추와 양념장을 추가할 수 있는데 담백하게 먹고 싶어서 청양고추만 추가합니다.
슥슥 휘젓는데 칼국수가 아래쪽에 깔려 있어서 생각한 것보다 양이 더 많습니다.
이 정도면 육수를 조미료로 범벅을 했다고 해도 뭐라 할 수 없습니다...... 만 국물 또한 나무랄 때가 없는 맛이었습니다.
면과 같이 끓여서 꺼룩한 국물이 아니라 면과 육수를 따로 끓여내서 담백한 맛의 국물이었습니다.
고명으로는 부추와 호박, 김, 참깨 등이 들어가는데 전체적인 조화가 상당히 좋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국수의 식감이었습니다.
밀가루로 직접 면을 만들어 내시는 것 같던데 신기하게 다 먹을 때까지 면이 불지도 않고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 정도까지 먹었을 때 이미 한계였습니다.
제가 이 근방에서 살거나 일을 했으면 라면 먹을 바에 여기서 국수를 먹었을 겁니다.
어느 정도 식었는데도 퍼지지 않은 국수가 보이시나요?
맛있어서 싹 다 먹어치웠습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인 연신내 쪽이 코로나 이전에는 밤마다 칼국수 포차가 줄을 서는 명소였는데 요즘엔 싹 다 없어져서 아쉬워했었습니다.
여기서 그때 먹던 그리운 국수의 느낌을 느끼게 해 주었는데 면을 먹는데도 술을 한잔하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맛집이었습니다.
요즘 칼국수를 파는 가게들을 보면 기성품면을 그냥 삶아내서 라면처럼 주거나 고급화와 차별화를 한다며 바리에이션을 과하게 주고 가격을 비싸게 받는 곳이 많은데 본디 서민들의 한 끼를 가볍게 해결해주기 위한 칼국수의 근본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래간만에 칼국수다운 칼국수를 먹어보았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았고 간만에 면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맛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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