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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방문기

순천웃장 국밥거리 제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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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국밥 한 그릇에 혼술 한잔이 너무 땡깁니다.
뒤척뒤척하다가 옛날에 부산 쪽에서 국밥골목에서 먹던 국밥이 생각나 국밥거리 같은 것이 있나 싶어 검색해 보니 순천 쪽에 이색 국밥골목이 검색됩니다.
 
언제 시작하나 보니 시장에 있는 국밥골목이라 새벽 6시부터 식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새벽 3시 30분...... 얼른 머리 감고 츄리닝 챙겨 입고 차키를 들고나갑니다.
 

 

 
서울에서 순천은 끝에서 끝이라고 봐도 됩니다.
새벽이라 차는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쥐돌이에게 밥은 가득 넣어줘야 합니다.
옥탄가 98 이상의 고급유를 벌컥벌컥 넣어줍니다.
 

 
오호...... 남쪽 거의 끝까지 가는데 3시간 38분이면 괜춘합니다.
휴게소 안 들리고 부지런히 달려야겠습니다.
 

 
기름 다 채우고 트립 마일리지를 0으로 리셋해 줍니다.
GT성격의 차량이 누적 마일리지가 아직도 10만이 안된다니..... 미안하다 쥐돌아......;;
 

 
밤새 달려 도착해서 주차장을 들어가려 하니 무료라고 알고 있던 주차장이 유료로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서울물가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30분당 500원이면 부담 없는 주차비라고 생각됩니다.
 

 
야외주차장도 햇빛 가림막 시설이 기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침이긴 하지만 국밥에 소주 한 사바리 할 예정이라 좀 오래 세워두어야 할 것 같았는데 가림막도 있어 좋았습니다.
 
시장 방문고객용으로 맞은편에는 주차 타워도 있으니 굳이 밖에다가 차를 안 세워도 됩니다.
 

 
주차장에서 보면 국밥거리 건물과 시장이 바로 보입니다.
 

 
옛날에는 국밥거리였는지 몰라도 이제는 순대 타운같이 실내에 있는 국밥타운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항상 24시간 어딜가도 사람들이 있는 서울촌놈은 사람그림자 하나 안 보이는 이런 풍경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시장안내도도 아니고 국밥거리 안내도라고 붙인 거 보니까 시장보다는 아예 국밥거리 쪽으로 밀어주는 것 같습니다.
 

 
여기가 포토존이라며 여기를 소개하는 블로그들은 모두 여기를 찍어서 올리더군요.
저도 잊지 않고 셔터를 눌러 인증합니다.
 
주꾸미로 유명한 용두동에도 주꾸미를 저런 식으로 동상을 만들어 놨던데 식재료를 저렇게 동상으로 만드는 게 유행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합니다.
 

 

 

 
식재료로 사용될 돼지고기 부속들을 나르고 손질하며 굉장히 분주합니다.
일부 식재료는 모양이 너무 적나라해서 거부감이 느껴질까 봐 사진을 올리지 못했는데 비위가 약하신 분은 아침 준비시간은 피하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국밥골목으로 들어섰는데 신기하게 돼지 잡내나 역한 냄새가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하다못해 축산물 냄새라도 날 거 같은데 거짓말처럼 냄새하나가 없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하며 국밥에 대한 기대치가 더 커집니다.
 
솔직히 축산물의 쿰쿰한 냄새나 이런 게 나는 터프한 국밥을 생각하고 왔었는데 그게 아닌 거 같아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어딘가의 블로그를 보니 택시기사님이 알려준 제일 괜찮다고 하는 국밥집이 제일 식당이라고 해서 갔는데 좋았다는 말을 듣고 가게 앞으로 한번 스윽 가봅니다.
 

 

 

 
육수와 고기를 한창 준비 중인데 사리하나 안 날리고 상당히 깨끗합니다.
조리하는 국통부터 시작해서 찌든 때나 묵은 찌꺼기가 하나도 안 보이고 냄새도 하나 없습니다.
서울 시장 쪽 순대국밥만 먹어도 청결은 아예 생각 안 하고 먹어야 하는데 여긴 왜 이렇게 깨끗하죠?
 
안에 들여다보니 사람들도 아직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스윽 들어가 봅니다.
 

 
사람들이 별로 없긴 했어도 아침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한 3~4팀이 있던데 손님들이 적은 편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니나 나를까 식사를 하는 동안 테이블이 거의 다 찼었습니다.
 

 
국밥은 9,000원대고 안주거리 같은 순대는 7,000원 정도 했습니다.
옆 테이블에 단골인듯한 손님들 이야기를 들으니 올해에 오른 가격이라고 합니다.
어차피 술을 한잔 할 거니 순대도 시킬까 하다가 너무 과한 것 같아 머리 고기 국밥 한 그릇과 진로이즈백하나 주문합니다. 
 
근데 주문을 하니 처음에는 종업원이 몇 명이냐 물어서 혼자라고 했더니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시고 좀 있다가 또 주인아주머니로 보이는 분이 몇 명이냐 물어보셔서 또 혼자라 하니 한숨을 쉬시는데 여기는 아직 서울만큼 혼밥 문화가 정착 안되었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밥 먹는 동안 접객이 안 좋았다거나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계산할 때 맛있게 드셨냐며 신경도 써주시고 했었습니다.
 

 

 

 
물과 소주 반찬들이 먼저 나옵니다.
먼저 나온 반찬들을 안주 삼아 술을 홀짝거려봅니다.
 
밤새 먼 길 달려와서 그런지 술 한잔이 짜릿합니다.
 

 
깍두기는 평이했습니다.
주메뉴가 국밥이니 당연히 약간 쉰듯한 느낌의 깍두기였습니다.
 

 
야채는 신선했고 고추는 청양고추로 매운 고추였습니다.
이 고추가 의외로 국밥 먹을 때 신에 한수였습니다.
 

 
김치는 좀 짰는데 잘라서 주셨으면 했습니다.
통째로 먹으려니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간이 강했습니다.
 

 
광주 쪽은 모든 음식에 조고추장을 준다고 들었는데 근처여서 그런가 뜬금없는 초고추장이 같이 나왔습니다.
나름 국밥 안에 고기를 찍어 먹는데 맛있었습니다.
 
새우젓은 아마도 간을 하라고 준건 아니고 고기를 찍어먹으라고 준 듯했습니다.
 

 
국밥 나오면 넣으라고 주는 다데기인데 저는 안 넣었습니다.
다데기 양념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밥에 안 넣어도 충분히 맛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국밥이 나왔습니다.
첫 비주얼이 어마어마합니다....
 
일단 잡내 하나도 없고 위에 생강까지 들어가서 그런지 비린내 잡내 아예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상상하던 시장음식이 아닙니다.
 
그리고 간이 아예 다 되어 나옵니다.
그래서 위에서 새우젓갈이 국에다가 넣으라고 주는 건 아닌 거 같다고 한 겁니다.
밥을 말았을 때 딱 맞을 정도의 간으로 약간 짭조름하게 나오는데 이게 그냥 짠 게 아니라 미원의 감칠맛 짠맛입니다.
 
조미료를 기분 나쁠 정도로 넣어서 맛을 만든 게 아니라 적당히 정말 맛있게 사용했습니다.
 

 
공깃밥은 따로 나오는데 양이 작은 듯했으나 다 먹고 나니 저 정도 양이 딱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큼직한 고기 건더기가 어마어마하게 들어 있었거든요..... 안에 건더기 다 막고 밥을 많이 먹을 수가 없습니다. 
 

 
건더기 아래애는 콩나물과 부추 같은 건더기들이 많이 있고 청량고추도 몇 개 들어가 있습니다.
생강에 청령고추가 들어가 그런지 먹는 내내 감칠맛과 시원한 매운맛이 입에 맴돌아 느끼한 맛이 최대한 절제되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간이 이미 되어 있어서 안에 건더기만으로도 안주삼아 술을 반 병정도 마실 수 있습니다.
 

 
건더기들을 다 건져먹고 밥을 말았습니다.
미리 뚜껑을 열어 식힌 밥을 따뜻한 온기의 국에 말면 밥의 꼬들한 식감까지 느껴져 금상첨화입니다.
 
남은 나머지 술은 밥을 안주삼아 싹 다 먹어치웠습니다.
건더기들만 건져 먹는 동안에는 간이 이미 다 되어 있어서 반찬도 먹지 않았는데 밥을 말아먹으니 딱 김치와 먹기 좋은 간이 되어서 신기했습니다.
 

 
이건 도저히 남길 수가 없는 맛이었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자주는 못 가지만 쿨타임 차면 조만간 아는 지인분들 모시고 데리고 내려서가서 술잔치 한번 벌여야겠습니다. 
 
참고로 2인이상 가면 수육이 공짜인데 저는 혼자 가서 그 서비스를 못 받았습니다.
15,000원짜리 수육을 다 주는 건 아닐 거지만 순대에 수육, 삶은 야채들로 구성이 좋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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