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아리랑 시장 퍼후에(PHO HUE) 베트남 쌀국수

 

정선 아리랑 시장 내에 식당들은 대부분 줄을 엄청나게 서야 합니다.
몇몇 가게는 손님들과 홀직원이 다투는 것을 보니 친절도 거리가 좀 멀어 보여서 선뜻 혼자 밥 먹으러 들어가기 좀 망설여집니다.

 

 

그 와중에  먹자골목을 발견했는데 여기는 또 왜 이리 한가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쪽에 먹자골목이 있다는 것을 많이들 모르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여러 가게가 있지만 장사를 하는지 안 하시는지 가격대는 어떻게 되는지 밖에서 보면 알 수가 없어서 선뜻 발이 안 들어가집니다.

 

 

이 와중에 뜬금없는 식당이 보입니다.
베트남 쌀국수??
정선까지 와서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가만히 지켜보니 베트남 현지인 여자분 혼자서 운영하고 계시는 식당으로 보입니다.

현지인이 하시는 노포식 쌀국수집이라니 이렇게 귀한 식당은 서울에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바로 들어갑니다.

 

 

너저분해 보이지만 때가 탄 도구도 없고 냄새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느낌이 노포 식당이지 하는 마음도 있어서 기대가 됩니다.

쌀국수 한 그릇을 주문하는데 사장님이 한국어가 좀 서투르십니다.
외국분이 어떻게 이 오지까지 오시게 되었지?
말도 서투르신데 식당도 어떻게 혼자 운영하시지?
벼라별 생각이 다 듭니다. 

 

 

쌀국수 가격은 물가 인상률이나 서울에서 파는 메이저 쌀국수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합니다.

 

 

물, 반찬, 수저는 셀프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혼자 운영하시다 보니 이런 건 셀프인 듯합니다.

 

 

반찬이 꽤 신선합니다.
오래되어서 물컹거리는 느낌도 없이 사각사각 식감이 느껴질 정도로 꽤 신선합니다.

 

 

물, 반찬, 숟가락, 젓가락을 준비하고 쌀국수를 기다립니다.

 

 

나왔습니다.
비주얼은 심심합니다.
근데 베트남에서 잔치국수나 다름없는 요리인데 이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면을 업치락 뒤치락해 봅니다.
면이 일반적으로 제가 먹는 것보다 약간 넓은 느낌이 듭니다.

 

 

일단 처음에 면을 먹으면 좀 심심한데 싶습니다.
그리고서 국물을 한 모금 마셔보면 어? 되게 진한데?라는 느낌이 듭니다.

 

먹는 도중 사장님이 " 고수 필요??" 하십니다.
유창하지 않으신 말씀으로 고수를 권하시는데 달라고 하니 찬통에 있는 것 몇 개를 꺼내 주십니다.

 

넣으니 향이 확 강한 게 아니라 은은해서 좋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건 K 감칠맛이 안 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프랜차이즈로 먹는 쌀국수는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춰서 감칠맛 조미료를 미친 듯이 부어서 내놓는데 이쪽은 진짜 고기로 육수를 깊게 낸 느낌입니다.

 

실제로 가게 앞에 조리대를 봐도 그렇고 식사 도중에 냉장고에서 무거운 고기들을 꺼내어 해동을 하시는 것만 봐도 직접 육수를 우려내어 맛을 내시는 것 같았습니다.

 

프랜차이즈 쌀국수 주방에서 일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페이스트 농축액 풀어서 육수 만드시는 거...... 여긴 진짜 고기를 우려내어서 본연의 맛으로 조리해서 내어 주십니다.

 

 

밍밍한듯한데라고 시작했다가 면과 육수를 번갈아 먹으며 이거 이렇게 먹는 거구나 하는 느낌으로 싹 다 비웠습니다.
프랜차이즈 쌀국수의 미친 가격과 조미료 맛에 질리셨는데 정선을 들리셨다...... 그렇다면 저는 이 식당 추천입니다.

 

나오면서 계산을 하고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하니 사장님이 맑게 웃으시면서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저는 여기 오면 꼭 여기 다시 들를 생각 1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