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비가 오다가 오후에 오래간만에 해가 보이는듯해서 부랴부랴 나와봅니다. 산책 삼아 달려서 서해안의 만리포에 도착하였습니다. (응??)
코로나와 일요일 저녁인 점을 감안하면 사람들이 그리 많이 없는 것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저 멀리 바이킹도 보이는데 저런 소형 바이킹은 한번 타면 너무 무서워서 두 번은 안 타게 됩니다. 각도가 아주.....
횟집들의 팔팔한 활어들이 흔하게 보입니다. 배를 위로하고 죽은 물고기들은 안보입니다. 헌데 요즘엔 횟집들도 다 앞바다에서 잡아오는 게 아니라 그냥 물차에 배달받아하던데 왜 더 비싼 건가요??
그 와중에 킹크랩도 보입니다. 유리로 다 보이는 옆 물고기들은 얼마나 무서울까요.......;;;;
킹크랩을 먹지도 못하지만서도 저 모양 보고 도대체 어떻게 먹죠........-0-;;; 이건 해양생물이 아니라 그냥 몬스터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항상 만리포 오면 찍는 그 조형물이군요.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 조명이 계속 바뀌면서 분수가 아래로 쏟아지네요. 근데 이건 왜 서 있는 건가요??
바닷가 치고는 또 뭐가 많이 없습니다. 해변 크기가 작은 편은 아닌 듯한데 음식점이나 놀이시설들이 대체적으로 소박합니다.
해변은 물이 빠져서 영 초라합니다. 서해를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죠..... 물이 나가면 정말 볼 게 없습니다. 만조가 되어도 다 흙탕물이고요...... 어렸을 때 서해에서 튜브 타고 놀 때도 흙탕물이 기본이라 영 찝찝했던 트라우마가 있어 지금도 바다에 몸을 잘 안 담급니다.
물이 한창 밀려나가고 있을 때라 그런지 파도도 잔잔합니다. 파도라기보다는 그냥 한강 수준의 물결이 치고 있습니다.
블로거들이 만리포 가면 또 많이 찍는 빨간 등대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데 이쪽은 돌이 많네요. 바위에 붙은 따개비들은 환 공포증 있으신 분들은 눈뜨고 못 볼 비주얼이지 싶습니다.
요즘에는 등대가 등대의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붉은색을 칠하고 명소로 만드는 느낌입니다. 이날 서해는 대부분 안개, 바다는 해무가 껴있더군요. 덕분에 뭔가 새벽에 찍은 것처럼 뒤가 희미합니다.
감성 샷 한번 찍어봅니다. 400D를 핵펌 한 덕에 AF포인트를 다중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핀이 잘 안 나가게 되어 좋습니다. 틸트도 안 되는 LCD라 시선이 낮은 이런 샷을 400D로 찍는 건 정말 힘이 듭니다.
이런 게 여러 군데 박혀있던데 배를 고정하기 위한 줄을 매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이 차면 여기까지 올라온다는 말도 되겠지요.
해무가 끼어있어서 분위기가 신비롭습니다. 이 장면을 보니 몇십 년 전에 방영했던 용자 라이덴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요마 제국이 총공격을 하러 올 때 딱 저런 안개 낀 바다에서 무서운 모양의 거대한 요새가 점점 다가오던 장면이 있었는데...... 왜 인지 그 장면이 생각나네요.
지면이 너무 울퉁불퉁해서 멀리는 못 가지 싶습니다. 끝쪽에는 낚시하시는 분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옆에는 자그마한 해변가도 있긴 하네요. 희한하게 바다 냄새 하나 나지 않습니다;; 진짜 바다인가 싶기도 하고 이거 그냥 강을 잘못 찾아왔나 싶기도 하고...... 파도치고는 잔잔한 물결이.....
섬처럼 보이지만 물이 다 안 빠져 이어지지 않은 지면입니다. 저런 바위는 뭐하나 이야깃거리도 있을법한데 그런 거 없습니다.
400D가 저조도에서 굉장히 약한데 사방에서 빚이 들어오면 그래도 꽤 괜찮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RAW 포맷을 사용해서 컨버터만 잘 쓰면 요즘 카메라들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이미지 프로세싱 기법을 적용하여 노이즈를 굉장히 억제해줍니다. 하지만 JPG로 찍으면 나가리......
나름 몽돌까지는 아니지만 이쁜 돌도 깔려있습니다. 건너편 해변은 모래투성이인데 이쪽은 또 자갈들이 깔려있는 해변이네요.
이렇게만 보면 무슨 세기말 장면 같은 느낌이.... 사람 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꽤 넓습니다.
근데 저 따개비들은 환 공포증이 크지 않은 제가 봐도 영 보기가........ 무섭다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기 좋은 장면도 아니네요;;;
기암절벽이 이쁘게 찍혔네요. 이때 당시 이미 해가 상당히 저물어 있었을 때였는데 400D 저조도에서 아직 죽지 않았구나!!!!! 800D로 기변 하려 했는데 생각을 다시 해봐야겠습니다.
새벽에 찍었다고 해도 속을법한 컷입니다. 새벽에 어스름하게 해가 올라오기 전의 모습 같지 않나요?
황당하게도 이 바위와 기암절벽이 있는 곳을 가려면 저 식당을 거쳐야 합니다. 저런 곳에 식당이 세워지는 게 허가가 난 것인지 궁금하더군요.....
이제 슬슬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상당히 어두워지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근데 주변에 뭐 딱히 먹을 것도 없고......
물 차면 이쁠 것 같은 데크가 있습니다. 뭔가 영화를 찍었다고 했던 거 같기도 한데..... 알록달록한 조명들이 어찌 보면 촌스러운데 이런 게 또 관광지 바닷가의 독특한 감성 아니겠습니까? ㅎㅎ
이렇게 다리에 조명을 보니 옛날에 먹던 참스 캔디가 생각나네요. 참스 캔디가 딱 저런 색들이었던 것 같은데.
밤이 되니 사람도 없고 식당들도 한산해지고....... 적막하다는 말 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게 코로나 때문인지 오늘이 일요일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저께 정비 좀 받고 오일도 갈고 해 줬는데 뜻하지 않게 펜 속도조절 모듈이 나간 걸 모르고 1년여를 몰았더랬습니다. 여름이나 겨울에도 펜 소리가 너무 커서 엔진 열이 많나 싶었는데 고장이었네요;;; 덕분에 진동과 소음이 다 사라지고 의외로 고속에서 좀 불안정하던 부분이 상당 부분 사라졌습니다.
앞 대가리에서 풀파워로 돌던 팬의 진동이 의외로 고속에서 앞을 움직일 때 영향이 없지 않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산책 삼아 와서 다행이지 작정하고 놀러 왔다고 하면 다시 집으로 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할 정도로 뭐가 없던 만리포와 이제는 짜이찌엔 해야 할 시간입니다. 어두워지니 더 볼 게 없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출장을 만리포로 가셔서 넉넉하게 살지 못했던 우리 집에서 어머니 포함 형제들이 처음으로 바다를 보러 간 곳이 만리포였습니다. 모습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그때의 향수는 불러올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심심한 해수욕장이 되다니 좀 씁쓸합니다.
태안반도쪽은 8시 되니 식당들이 죄다 문을 닫더군요;;; 동해 비수기 때 이후 이런 동네는 처음입니다. 다들 저녁은 집에서 드시는 게 국룰인가 봅니다. 올라가다가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휴게소의 형편없는 음식을 비싼 돈 주고 먹는 것은 배가 아파 만만한 롯데리아를 갔습니다. 롯데리아 더블버거인가 세트를 주문했는데 사진은 박력 넘치는데 실물은 너무 귀여워서 좀 놀랐습니다.
뒤에 코카콜라 레귤러 사이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심히 귀엽습니다. 뭐가 더블이죠......(콜라 톨 사이즈 아닙니다....)
웬만해서 장거리 가도 휴게소 잘 안 들리는데 무슨 바람인지 목감 휴게소를 잠깐 들렸습니다. 이 휴게소가 특이한 게 이렇게 보이는 것이 다입니다. 정말 작습니다.
그리고 또 특이한 건 저 우동가게 24시입니다. 덕분에 파사트를 가지고 있을 때 밤늦은 새벽 드라이브를 할 때면 종종 들르곤 했었습니다.
요즘 이런저런 일로 몸이 좀 많이 허해져서 이것저것 뒤늦게 먹는 것에 신경을 좀 쓰고 있습니다. 휴게소에서만 파는 특효약 천기 삼신..... 위에 뚜껑을 따면 한약 같은 환이 있습니다.
이 음료를 먹으면 왜인지 약 먹은 것 같아서 기운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음료수를 휴게소 외에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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