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400D를 사용하던 중 요즘 나오는 카메라는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저조도에서 노이즈가 얼마나 개선이 되었는지도 궁금하여 중고 700D를 잠시 들여 사용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크게 없더군요;; 아예 요즘 것을 사야 좀 체감이 가려나 하고 알아보던 중 가성비가 상당한 기종이 나왔길래 냅다 질렀습니다. (거의 나오자마자 산거라 실사용기간은 좀 됩니다.)
바로 이놈입니다. 캐논 M200이라는 모델인데 콤팩트하지만 성능은 DIGIC8을 품고 있어서 800D보다 성능은 되려 더 좋은 녀석입니다. 하지만 가격은 더 저렴하고요.
요즘같이 폰카로만 사진을 대부분 찍는 세대에 DSLR을 생활형 촬영도구로 가지고 다니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카메라도 찍어야 제 역할을 하는 건데 크기나 무게의 압박으로 촬영 컷 수가 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장식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사이즈도 큰 고려대상이 되었습니다.
15-45mm 번들 렌즈 킷으로 구매를 하였습니다.
22mm 단렌즈는 왜 안 샀냐 물으신다면..... 누군가 카메라 기술이 좋아져서 블로그용으로 사용할 거면 단렌즈와 번들 렌즈 차이가 예전만큼 크지 않다고 하더군요.
결과적으로 RAW로 촬영할 시에는 그 말이 어느 정도는 맞았습니다.
캐논 LCD 인터페이스는 고급형이나 보급형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체급 간에 성능이 다른 거지 설정 인터페이스가 다르지는 않습니다.
벤츠 A클래스를 운전하나 S클래스를 운전하나 인터페이스가 비슷해서 같은 회사차는 운전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것처럼 카메라도 사용성의 특성이 크지 않아 기종간 이동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설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촬영 설정을 할 수 있는 모드로 들어가면 꽤 세세한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게 DSLR처럼 다이얼을 딱딱 돌려가며 빠르게 전환할 수는 없지만 구기종 사용하다 최첨단 최신 기종을 써보니 P 모드나 오토 모드로도 충분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게 요란스럽게 카메라를 조작하지 않아도 잘 찍힙니다.
때문에 저런 LCD 조작도 나쁘지는 않은 듯합니다.
다만 측광 모드에 따른 차이는 심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바꿔줘야 하는데 이 부분도 손에 익숙해지니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전환 속도나 터치 속도도 초기 미러리스들에 비해 상당히 빨라져서 이질감이나 렉은 발생하지 않더군요.
캐논 미러리스는 RAW로 찍을 거면 무조건 P입니다.
P 모드로 찍을 시 컨버팅 할 때 보정할게 거의 없습니다.
낑낑대며 어도비 라이트룸이나 포토샵에서 보정하지 않아도 상당 부분 커버되는 설정이 많습니다.
400D를 사용할 때와의 차이를 보자면 일단 색감이 필름 카메라 느낌에서 완전 디지털로 전환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포함한 이러한 사진도 400D나 이전의 DIGIC모델들로 촬영했다면 색감이 좀 더 통통 튀었을 겁니다.
DIGIC8을 채용한 크롭바디임에도 예전 구형 오두막 같은 풀프레임 카메라를 사용하여 찍는 것처럼 전체적인 톤이 상당히 차분합니다.
전문가용 플프레임 카메라들은 후보정을 위하여 전체적인 톤이 어느 하나 튀지 않게 찍혀 입문자가 찍으면 어리둥절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싼 카메라로 찍으면 막 찍어도 이쁘게 나온다는 환상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P 모드 설정에서 촬영에 대한 보정 설정을 이것저것 해놓으면 캐논 DPP에서 컨버팅 할 때 손댈 것이 거의 없습니다.
렌즈 왜곡 설정부터 노이즈 리덕션, 밝기 조절, 심지어 픽쳐 스타일까지 자동으로 모두 맞춰 줍니다. (신기하게 오토 모드로 찍으면 이 모든 것이 리셋이더군요.)
RAW 포맷 자체가 가공되지 않은 필름의 느낌이라 무보정 상태로 보면 말이 아닙니다.
이걸 사진 비슷하게 끔 보정을 해서 내놓으려면 라이트룸이나 캡처원 같은 컨버팅 프로그램을 통하여 어느 정도 가공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가공을 하면 캐논 특유의 색감은 날아가버립니다.
캐논 특유의 느낌을 살리려면 캐논 컨버팅 프로그램인 DPP를 사용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이게 또 사용성이나 속도가 쓰레기였던지라 기피하던 프로그램인데 카메라 본체 쪽에서 DPP와 이렇게 찰떡궁합으로 연동이 될 수 있도록 해놓으니 캐논의 색감도 살릴 수 있고 사용성도 편리해져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서드파티 컨버터를 통하여 사진을 추출해내면 화질도 묘하게 깨지는 것 같고 색감도 너무 과하던지 물이 빠지던지 해서 이게 과연 캐논의 색감인지, 싹 다 무시하고 컨버팅 프로그램사의 프로파일을 적용한 색감인지 모르겠는 부분이 많았는데 M200의 P 모드와 DPP의 조합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덕분에 색감이나 화질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게 이게 캐논의 색감이다라는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습니다.
카메라의 색감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모델들이 나오면서 동영상 색감과 화질을 비슷하게 만들어야 해서 색감이 밋밋해진 감이 있습니다.
동영상 촬영이 안 되는 DSLR 모델들의 색감이 디지털에서 필카 느낌의 색감을 최대한 구현해내려는 방향성을 가지고 세팅이 되었다 한다면 고해상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기기들의 등장부터는 디지털 동영상 색감까지 고려한 프로파일과 화질을 일반 사진에도 적용하여 나타내는 느낌입니다.
어느 쪽이 딱 좋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아직도 필카와 같은 쨍한 느낌의 후지 카메라나 리코 등의 통통 튀는 카메라 색감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신 걸 보면 취향의 차이지 퀄리티의 차이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도 400D의 필카에 가까운 색감과 폰카의 콘트라스트가 강한 색감과 화질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에서 DIGIC8 프로세스가 내장된 M200의 전체적인 색감과 화질을 보았을 때 적응을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진의 상태를 보니까 스튜디오가 아닌데도 스튜디오 색감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확실히 한 단계 발전된 이미지 프로세싱을 사용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왔고 캐논 카메라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는지 파악이 되었었습니다.
위의 자동차 사진도 세차 후 옆 주차장에서 잠시 쉬면서 찍은 사진인데 자연광임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오 촬영을 한 것 같은 느낌으로 사진이 나왔습니다.
이전에 400D 같으면 그냥 쌩필카 느낌으로 나왔을 사진이 온갖 보정과 조명을 설치하고 찍은 것 같은 느낌으로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번들 렌즈의 기본 성능도 나쁘지 않습니다.
길 건너편에 있는 타워크레인을 최대한 당겨서 촬영한 사진인데 화질 뭉개짐 같은 현상은 크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번들 렌즈의 아웃포커싱도 꽤 괜찮습니다.
이전 400D는 ISO한계 자체가 너무 낮아 거실에서 찍어도 노이즈가 심해서 밝은 렌즈가 필수로 필요했기 때문에 24mm 단렌즈를 항상 장착하고 다녔었었습니다.
아웃포커싱도 좋고 화질이 좋은 것도 좋은데 문제는 F값이 잘못 들어가면 아웃포커싱이 너무 빡세게 들어가서 사람 얼굴을 찍어도 코 외에 나머지 얼굴이 날아가는 황당한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핀이 나가는 거죠;;)
400D를 사용할 때는 번들 렌즈와 당시 가지고 있던 45mm, 24mm 펜케이크 단렌즈의 화질 차이가 상당히 심했습니다.
단렌즈를 사용하면 번들 렌즈는 쳐다도 안 보게 될 정도였죠. 일단 색감부터 달랐으니까요.
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인지 단렌즈와 번들 렌즈 차이가 예전만큼 심하지가 않습니다.
22mm 렌즈를 빌려서 사용도 해보았는데 아웃포커싱 성능이 필요하다면 모를까 굳이 단렌즈를 장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번들 렌즈 성능이 상당히 좋아졌더군요.
최대 ISO영역이 25600인 카메라에서 아무리 가용 영역을 절반 정도에서 사용한다 해도 12800 정도입니다.
이 정도 ISO에서 밝은 렌즈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단렌즈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화질과 색감의 이유로 22mm, F2 단렌즈 구매는 애매하고 아웃포커싱 능력이 필요한 거면 32mm, F1.4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22mm 싸구려 단렌즈여도 번들보다 모든 면이 월등히 좋다고 하실 수도 있고 그 와중에 화질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테스트를 하시는 분들의 자료를 보면 렌즈별 특성이지 화질이 열화 된 게 맞는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드는 자료들이 인터넷에 많습니다.
출력용으로 촬영을 한다해도 전사를 하던 인쇄를 하던 초대형 인쇄물이 아닌 이상 디지털상의 DPI와 픽셀을 정교하게 표현할수가 없는데 생활형 크롭바디 렌즈를 두고 의미 있는 테스트 자료인가 싶은 것도 많으니 너무 고지 곧대로 평가 자료를 보시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RAW로 촬영할 시에는 더더군다나 밝은 렌즈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22mm 단렌즈를 구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위의 사진도 처음에 원본을 봤을 때는 굉장히 어두웠지만 캐논 DPP 컨버터의 RAW노이즈 리덕션 기술이 좋아진 것인지 밝게 보정을 해도 이미지 뭉개짐 없이 자동으로 화질을 유지해줍니다.
노이즈 리덕션 하니 생각 난건데 RAW 컨버팅 시 캡쳐원의 경우 애초 스튜디오용이라 여러 조명이 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라 노이즈 리덕션 기능은 상당히 안 좋습니다.
그에 반해 라이트룸의 노이즈 리덕션 기능은 발군의 성능을 자랑하지만 모두 눈으로 확인하며 수동으로 맞춰줘야 합니다.
그에 반해 캐논 DPP는 모두 자동으로 화질을 유지해주며 최적의 값으로 노이즈를 제거해줍니다.
역광이나 어두운 상황에서 유용한 HDR 촬영은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어두운 사진+중간톤 사진+밝은 사진을 한 번에 찍어 합성 후 최적의 결과물을 내놓는 기술이 HDR 촬영의 기본 로직인데 스마트폰의 프로세스는 이미 일반 컴퓨터 수준까지 올라온 성능 덕에(비록 RISC방식이라 CISC방식의 일반 CPU와 비교는 불가하지만) 한컷 찍을 때 이러한 프로세싱이 한꺼번에 모두 이질감 없이 이루어집니다.
그에 반해 DIGIC8 자체가 속도 위주의 프로세스가 아니라 광학 처리 기술을 처리하는 프로세스이다 보니 HDR 촬영을 하면 jpg형태로 속사 3회를 촬영합니다. (속사 촬영 중 흔들리면 대략 망함)
이후 한참을 이미지 섞느라 시스템에 딜레이가 생기는데 그렇다고 결과물이 좋냐 하면 전체적으로 뭉개져있는 이미지에 실망감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RAW 포맷으로 촬영 시에는 중간톤 조절 기능이 이미지 손상 없이 진행되어 굳이 HDR 촬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폰카가 아닌 이상에 촬영 포맷은 RAW로 가는 게 용도에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거꾸로 말하면 RAW포맷이 지원되는 요즘 하이엔드급 이상의 카메라 성능에 jpg포맷은 더 이상 감당이 안 되는 느낌입니다.
아무리 카메라 내부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아진다 해도 jpg로 찍은 사진을 보정하는데 포토샵이 카메라 안에서 돌아가는 게 아니니까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jpg포맷으로 사용할 것 같으면 그냥 성능 좋은 폰카로 찍는 것이 HDR 기능도 그렇고 훨씬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렌즈 달린 카메라를 살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위 사진은 아이폰 XS로 노을 지는 동네 개천을 찍은 사진입니다.
아마 이 사진을 M200에서 jpg포맷으로 찍었다면 역광으로 죄다 시커멓게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디카보다 훨씬 빠른 폰카의 프로세스가 순식간에 원샷으로 한번 찰칵거리는 동안 이미지 3장을 담아내고 HDR합성과 보정을 동시에 이루어내어 결과물을 내기 때문에 디카와 같이 측광을 설정하고 ISO를 설정한 다음 몇 번 찍어 보고 원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재설정을 하는 등의 수고를 모두 안 해도 됩니다.
이러한 부분이 폰카에서 디카로 넘어올 때 적잖이 당황하는 부분입니다.
디카를 사고 얼마 안 있다가 중고매물로 쏟아져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죠.
광학 센서 판형 크기 차이가 있으니 폰카로 찍은 사진의 색감이 더 거친 느낌도 있고 하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서는 퀄리티가 더 높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폰카 화질이 디카랑 별단 다른 거 없지 않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아무리 라이트 유저를 위한 것이라지만 RAW 포맷을 다루지 못한다면 M200보다는 성능 좋은 폰카를 사용하시는 것을 권장하고 싶고 라이트 유저이긴 하지만 생활형 촬영을 자주 하고 싶고 RAW 컨버팅을 통하여 원하는 분위기의 색감과 화질을 얻고 싶으시다면 M200은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다른 블로거들이 많이 쓰는 뷰파인더가 없어 불편하고 동영상 촬영 시간이 제한되어있고 등등의 이슈 등은 라이트 유저를 위하여 나온 M200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분석이라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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