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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진도여행 1일차 [CANON M200, 15-4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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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다시 무섭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는 발 빠르게 재택근무를 시작하자고 결정했고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5시에 퇴근을 했습니다.

재택근무도 좋지만 서울 자체가 위험하다면 코로나 19 확진 청정지역에 가서 일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택근무 아니겠습니까? 

장거리 운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필수입니다.

조사해보니 대중교통도 없는 땅끝마을에 해당하는 진도가 청정지역으로 보입니다. 이래저래 잠시 쉬고 식사하고 준비를 좀 하고 나니 금방 9시가 넘어갑니다.

집 근처 버거킹에 가서 밤새 장거리 운전을 할 수 있는 연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들고 핸들을 꺾습니다.

남자는 몇박으로 여행을 가도 이정도 짐이면 충분합니다.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기 위하여 산 노트북 가방에 옷 몇 가지와 일에 필요한 기기들을 몇 개 챙겨 갑니다.

겨울도 아닌지라 얇은 여름옷 몇 가지만 챙기니 가지고 갈 짐이 많지 않습니다.

게스트하우스였던 모텔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밤새 달려 진도대교를 지나는데 새벽에도 코로나 19 온도 체크를 합니다.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자부심이 나름 있는 듯했습니다. (다만 사랑 뭐시기 교회 집회 발 확진자가 이날 진도에도 1명 생겼습니다.)

장거리를 달려오면 일단 쪽잠은 못 잘 거 같아서 잠만 잘 수 있는 제일 싼 숙소를 하나 잡습니다. 스타 모텔이라는 곳인데 딱 잠만 자기에는 더할 나위 없어 보입니다.

밤새 달려온 흔적으로 전면이 온통 벌레 투성이입니다.

밤새 달려온 티가 확 납니다. 밤새 앞에 달라붙어 명을 달리 한 벌레들의 흔적들이 너무 많아 수염 깎은 얼굴처럼 되었습니다. 진도에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벌레 시체들이 눌어붙을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동해로 갈 때처럼 비 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벌래들이 달려들지는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놀라울정도로 사람들이 안보입니다.

시간이 좀 이른 것도 있겠지만 거리에는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없습니다. 그리고 또 놀라운 건 그늘이 거의 없습니다. 높은 건물도 가로수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섬이 깔끔하고 깨끗합니다.

진도 전체가 신도시 재생사업이라도 했는지 쓰레기 하나 없이 깔끔합니다. 골목들 마다 저렇게 벽화도 그려놓고 청소도 잘되어 있어 깨끗했습니다.

건물들도 오래된 티 없이 모두 깔끔합니다. 어찌 보면 깨끗한 일본 쪽의 시골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일하기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시킵니다.

일단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와이파이가 잘되는 커피 전문점을 찾아봅니다. 숙소 근처에 이디야가 있길래 가보니 코로나 19로 휴업을 한다고 문 앞에 적혀 있습니다.

다른 곳을 찾고 찾다 보니 북카페 스타일의 커피 전문점인 금골마루 북카페가 괜찮아 보여 찾아갔습니다.

노트북 켜놓고 일하기 시작합니다. 진정한 디지털 노마드 생활

에어컨도 적당하고 사람도 한 명도 없고 (일 다마치고 나갈 때까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손님...) 클래식 음악도 적당한 볼륨으로 나와 일하기 딱 좋습니다.

사실 바다가 보이는 펜션을 예약해 두었는데 입실 시간이 오후 2시라서 애매한 시간을 때우며 일을 해야 하는데 잘 찾아온 느낌입니다. 노트북 전원 제공하고 와이파이 또한 빵빵 잘 터집니다.

2020/09/09 - [맛집 방문기] - 진도 금골마루 북카페 [CANON M200, 15-45mm]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풍경

일을 다하고 나오니 햇볕이 따갑습니다. 뒤쪽은 이렇게 밭으로 되어 있는데 희한하게 거름냄새 하나가 안 납니다. 섬 전체가 냄새도 안 나고 깨끗합니다.

덕분에 집에 올 때까지 이 섬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다만 아까도 썼듯이 그늘 하나가 없습니다;;; 햇볕이 정말 따갑습니다.

현실감 없이 애매하게 큰 바위산입니다.

이 산이 금골마루인 모양입니다. 이게 모양이나 스케일이 좀 현실감이 없습니다. 산만 보면 작은 것 같은데 아래 마을들을 보면 작은 산이 절대 아닙니다.

나름 관광 콘텐츠도 여럿 있는 모양인데 예약해놓은 펜션의 입실 시간도 그렇고 식사도 해야 하고 해서 나중을 기약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진짜 저게 돈까스집 이름입니다. 

맛집이 뭐 있나 검색해보니 이곳이 제일 유명하다 합니다. 찾아와 보니 제가 묵었던 모텔 바로 옆골목입니다. 이름은 저렇지만 우리나라 100대 경양식집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솔직히 돈가스가 거기서 거기일 건데 너무 요란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 돈까스를 여기서 만나게 됩니다.

...라는 생각은 돈가스를 한입 베어 물고 나서 싹 사라졌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무슨 돈까스를 먹어온 것일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진정한 돈가스라 하면 나는 지금까지 그냥 돼지고기 튀김을 먹어왔던 것입니다.

정말 맛있게 먹고 이후 마지막 날 서울 올라갈 때 또 한 번 먹고 올라갑니다. 하루 더 있었으면 아마 한번 더 먹었지 싶습니다. 

2020/08/27 - [맛집 방문기] - 진도 그냥 경양식 [CANON M200, 15-45mm]

예약 해놓은 숙소는 입구부터 어마어마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예약해놓은 펜션으로 향하는데 도착하고 보니 세방 낙조 전망대 근처입니다. 10여 분간 달려도 편의점 하나가 없는 오지입니다. 최남단에 위치한 장소여서 망망대해와 같은 풍경을 바랬는데 다도해라서 그런지 섬이 꽤 많이 보입니다.

남해에 서해를 섞은 듯 한 느낌입니다.

다도해라는 바다의 모습을 서울촌놈이 들오만 봤지 실제로 와서 보기는 또 처음인듯 합니다. 그리고 바다에 생각보다 안개가 많이 끼어있어서 좀 신기했습니다. 이게 해무라는 것인가 조금 감탄했는데 다음날 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바다가 보이는 조촐한 나만의 사무실을 구성해 봅니다.

예약했던 펜션 이름은 다도해 펜션입니다. 되려 검색하면 횟집으로 검색이 되는데 굳이 여기까지 회를 먹으러 올까 싶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뭔가 바다 비린내도 나고 펜션도 오래되었을 것 같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신축 펜션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깔끔하고 깨끗합니다. (진도 자체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깔끔합니다.)

배정된 방에서 보는 낙조

자리를 마련하고 업무를 하던 중 (재택근무 기간이니까....) 무심코 밖을 보았는데 순간 멍하게 바라볼 정도의 엄청난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진만 보면 해외같습니다.

낙조라는게 좀 멋진 장면이 나올만하면 땅으로 저버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진도는 이런 멋진 장면을 상당히 오랫동안 보여줍니다. 서울 근교에서 보던 일몰을 생각하고 금방 사라질 줄 알았던 붉은 풍경을 오랫동안 볼 수 있던 경험은 오랜 시간을 들여 내려온 값어치를 충분히 해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가 지자마자 너무나 활발한 생태계로 인하여 모기장만으로 버티기 힘들어 창문을 닫게되어 시원한 바닷바람 대신 에어컨 바람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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