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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진도여행 3일차 팽목항 [CANON M200, 15-4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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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진도 재택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김에 자주 오지 못할 남쪽 끝 동네까지 온 마당에 팽목항이 근처이길래 한번 들러보기로 합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어두운 팽목항

티브이로만 보았지 실제로 와본 적은 처음입니다. 사실 서울 촌놈이라 항구라는 곳 자체를 가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분위기입니다.

대합실이 매우 아담합니다.

티브이로 볼 때는 꽤 큰 배들도 드나들었던 것 같은데 그에 비해 대합실의 규모는 상당히 아담합니다. 화장실 말고는 이용할 시설이 없다고 봐도 됩니다.

한산하고 조용합니다.

실제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한산하고 조용합니다. 사람들은 많지만 모두 배를 타기 위해 와 있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바다가 잔잔해 보이지만 조류는 상당합니다.

동해와 달리 파도는 없지만 이상하게 조류는 눈에 보일 정도로 상당히 강합니다. 조용하지만 상당히 무서운 바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끝에 있는 붉은 등대로 향합니다.

세월호에 관련된 추모 시설 및 메시지들을 담은 여러 작품들이 보입니다. 끝에 붉은 등대가 보이길래 자연스럽게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떠나간 이들을 위한 메세지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하나하나 다 보지는 못했지만 당시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여러 가지 글과 형태로 나타내고 있는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을 보고 슬퍼하지 않았을 사람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위에 몇몇은 슬픔보다는 본인들 안위를 위한 걱정만 했을 테지만요.

운영이 되는 항구가 아닌것 처럼 적막합니다.

둘러보는 동안 이 항구가 운영이 되긴 하는 곳인가 의심이 되기 시작합니다. 대합실이라는 곳이 열려 있는 것을 보면 운영이 되긴 할 건데 배도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세월호 추모 상징인 노란색 띠가 많습니다.

세월호 사고가 터졌을 시 당시 재직 중이던 메리츠 화재 연수원 앞의 막국수 집에서 일 때문에 먹지 못했던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식당에 걸려있는 티브이를 보니 세월호가 눕기 시작하는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노란띠위에 세월호가 있는 공예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배가 서서히 눕기 시작했을 때라 일이 그렇게 커질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식사를 시작하는데 메리츠 화재에 세월호의 보험이 걸려 있다라는 보도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후에 일이 엄청나게 커질 것을 생각하지 못해서 이번 달 손해율 때문에 회사 분위기가 좀 안 좋아지겠구나 하는 생각만 했었더랬습니다.

하늘에 보내는 편지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율 때문에 말이 많아지고 부산해지기 마련인데 막상 본사에 복귀하고 보니 이 사건에 대해서 만큼은 너무나도 크고 비극적인 사안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었습니다. (재보험 때문에 생각보다 큰 손해는 입지 않아서일 수도 있었겠지만요.)

디테일하게우정국 마크가 붙어있네요.

세월호 하면 아직도 그때 식당에서 처음 보았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팽목항을 오니 새삼 그때의 기분과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등대인줄 알았는데 등대모양의 건축물인듯 합니다.

그때의 기억들을 회상하며 슬슬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빨간 등대 앞에 도착을 합니다. 등대인 줄 알았더니 등대모양의 위령비 같은 것인가 봅니다. 등대 시설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마도 4월 16일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416이라는 숫자가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했는데 검색해보니 사고가 일어났던 날짜가 4월 16일이라고 하네요. 이런 추모 조형물 덕에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남서해에는 섬이 유난히 많습니다.

남서해는 유난히 섬이 많이 보이는 듯합니다. 파도도 없고 섬은 많고 하니 바다를 왔다라는 느낌보다는 큰 저수지나 호수에 온 느낌이 강합니다. 파도가 시끄러운 바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슬슬 돌아갑니다.

사실 볼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요란한 관광지가 아닌 추모를 위한 장소이다 보니 위령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만 있습니다. 배를 타거나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곳이지 즐기러 올 곳은 아니니까요.

추모를 위한 그림들도 많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빨간 등대로 가는 길에 보지 못했던 위령품들을 찬찬히 보며 돌아갑니다. 아마도 세월호에 희생당했던 학생들의 또래들이 그린 그림들이지 싶은 타일들과 어른들이 쓴 듯 한 노란띠의 글들이 보입니다. 

옆에는 뭔가 개발이 이루어지는 듯 합니다.

조용한 항구에 날씨까지 어두워서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옆에서는 뭔가 새로 개발을 하는 듯한데 항구의 기능을 개선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추모관이라도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진도는 돌섬이 많이 보입니다.

진도를 둘러보면 유난히 작은 돌산이 많은 느낌입니다. 어떠한 지질학적 특성이 있는지 까지는 무지한 저로서 알 길이 없지만 육지와는 또 다른 이색적인 풍경에 서울 촌놈은 신기하기만 할 뿐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왜 신발을 놓고 간 것일까요?

길 끝쯤으로 오니 세월호를 기억하는 아프리카라는 현수막 아래 신발들이 놓여 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타국에서 이렇게 위령을 위해 무엇인가 해준다라는 것이 고맙습니다.

우리나라 언론도 선진국 또는 강대국들이 우리나라에게 해주는 부분만 보도하고 알려 줄 것이 아니라 약소국이어도 우리나라를 이런 식으로 위해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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