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다운 장마를 거의 10년 만에 보는 듯합니다. 어렸을 때는 장마라 하면 물난리는 기본에 몇 주 동안은 먹구름 낀 하늘만 보는 게 당연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장마는 있는 둥 마는 둥 하며 물 부족 국가에 속하는 나라가 되었었습니다.
굉장한 장마로 인하여 여러 댐들이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연다고 공지하고 여는 것이 아니기에 이럴때 아니면 언제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새벽에 비를 뚫고 그나마 가까운 청평댐으로 향했습니다.
청평댐 맞은편 다리에서 바라보니 물조절 때문인지 4개만 개방한 상태였습니다.
청평호의 수위는 이미 평소의 수위가 아니었습니다. 물도 모두 흙탕물인 데다가 4개밖에 개방하지 않은 수문이지만 주변의 물은 요동을 치고 있었습니다.
비가 또 오기 시작합니다. 빗방울을 보니 또 한번 쏟아질 듯합니다. 구경을 해도 자리를 옮기던지 아니면 차 안에서 구경을 해야 할 듯해서 급히 차에 탑승을 합니다.
주변을 보니 신선이라도 내려올 같이 구름들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저런 산속에 구름을 경치로 국수 한 그릇 할 수 있는 포차라도 있으면 당장에 올라가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뉴스에서 전국에 산사태 주의를 요하는 보도를 계속 내보내고 있습니다.
청평호는 평소에도 물안개가 많이 끼기는 하지만 비가 오니 훨씬 더 합니다. 청평댐을 조금 떠 가까이에서 보기 위하여 차를 가지고 자리를 이동해 봅니다.
자리를 이동하는데 보이는 청평호는 물이 엄청 높아져서 높게 자란 나무들마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나무나 풀들은 이때만 잘 버티면 1년 동안 먹을 물 보충은 확실히 해서 더 튼실하게 자랄 듯합니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가는 길목에 청평호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자리를 찾았습니다. 다만 예전에는 철조망이 없었던 듯한데 철조망이 쳐져 있어서 좀 답답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떨어지는 물소리가 폭포처럼 웅장합니다. 내려서 좀 보려 하니 굵은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제 슬슬 차가 막히기 전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핸들을 꺾습니다.
이렇게 홍수가 한번 날 때 물을 보면 대부분 황하를 연상시킬 정도의 흙탕물이지만 장마가 끝나면 평소보다 몇 배가 맑은 물이 보이기 때문에 이 이후가 기대됩니다. 다음 주쯤 다시 오면 엄청나게 맑은 물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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