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곳이 맛집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음식이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진짜 특이한 맛집이라 그렇습니다.
보통 원조니 전통이니 하는 음식점들이 30몇년 정도 달아놓는 건 많이 봤는데 70년은 처음 봤습니다.
건물은 예식장건물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지인이 설명해 줍니다. (뭐??)
철원이 동철원 서철원 이렇게 나누어져 있나요? 처음 알았습니다.
70년 전통은 여기저기 쓰여있는데 진짜 70년이나 주인이 안 바뀌고 계속 한자리에서 장사하신 게 맞나요?
일단 생각치도 못하게 대기표를 받고 상당히 기다려야 합니다;;;;
그나마 저희는 20분 정도 기다리고 들어갔던 거 같은데 저희가 다 먹고 나올 때 보니 4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한참을 기다리며 부산스럽고 초보티가 너무 나는 카운터와 홀을 망연자실히 바라보며 우리가 한 끼를 위하여 옳은 선택을 한 것인가 수십 번 고민하는 사이 자리를 안내받았는데 진짜 쌍팔년도 시골 예식장이 맞습니다;;;;
나름 홀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식도 한참을 안나와서 지금 앉아 계신 분들 주변 예식장에서 티켓 받고 오신 분들인데 우리가 눈치 없이 껴서 음식 기다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심지어 한참 외곽에 위치한 음식점인데 싸지도 않습니다.
불친절에 부산함에 오래 기다려 들어온터라 저 가격에 음식도 맛없으면 진짜 기분이 상할 거 같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메뉴는 따로 없고 저기 걸려 있는 천에 써져 있는거 보고 시켜야 합니다.
이런 식당인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밀리고 앉아있는 손님들도 많습니다.
컵은 쇠로된 컵도 아니고 종이컵으로 되어 있는 게 진짜 예식장 같습니다.
이거 약간 컨셉 식당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반찬들이 나오기 시작해서 팔짱 끼고 어디 한번 맛보지 라는 심경으로 한입씩 먹습니다.
어.....? 절임무가 직접 담근 무입니다.
김치도 직접 담근듯한 수제 김치로 짜거나 배추가 녹아있지 않은 상태인데 장독대 깊이에서 삭힌 것처럼상당히 알싸합니다.
진짜 시골 김치입니다.
녹두 빈대떡이 나왔는데.....
다 먹었습니다.
삭힌 김치와 궁합이 생각보다 상당히 좋습니다.
하루 자고 갈 거면 막걸리 필히 시켰을 겁니다.
막국수는 다 같이 먹을 비빔 막국수 하나와 물막국수 각자 시켰습니다.
비주얼만 보고 맛을 알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얼른 식초와 겨자들을 적당히 붓고 비비고 섞습니다.
먼저 비빔을 맛봅니다.
이상하게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메밀 함유량이 생각보다 많은지 면이 뚝뚝 끊깁니다.
간도 생각보다 굉장히 적당합니다.
물막국수도 먹어보는데 짜거나 달거나 하지 않고 상당히 스탠다드 합니다.
이게 특징이 없다는 게 아니고 꽤 벨런스 있게 간이 되어 절묘합니다.
게다가 기대도 안 했는데 막국수마다 편육도 한씩 들어 있습니다.
저희가 나올 때는 사람들이 때거지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서빙도 엉망이고 주문이 제대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고 카운터에서는 고모(?)라는 분이 혼자 부산히 돌아다니고 소리를 지르고 다니고 주방은 슬쩍 보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알바식으로 나오셨는지 다들 해맑게 엉망으로 일들을 하고 계셨는데 왜인지 저 혼자서라도 한 번은 다시 올 것 같은 이상한 예감이 드는 이상한 맛집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에게 꼭 가보라고 추천은 도저히 못 드리겠는데 저는 한 번은 더 가볼 것 같은 묘한 기분으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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