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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r

INFINITI G37 양양 반나절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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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개인사업자로 전업한 후 더 바쁜 건 아닌데 그렇다고 굉장히 한가한 것도 아닌 이상한 상황입니다.
헉헉대면서 일하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마음 놓고 몇박 며칠로 여행 가는 것 또한 여의치가 않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은 엄두도 나지가 않기 때문에 새벽에 반나절 여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나름 대배기량 차량인데 요즘 서울안 근거리만 몰고 댕기느라 경차 코스를 다니느라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오래간만에 엔진 청소도 할겸 장거리를 달려주기로 합니다.

 

 

새벽 3시 기준 외부 기온은 24도입니다.
글을 쓰는 현재는 19도까지 떨어지네요.

확실히 입추가 지나고 밤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짐이 느껴집니다.

 

 

바다가 보고 싶은데 잠깐 음료수도 먹을 곳 정도는 있었으면 하는데 양양의 38선 휴게소가 딱 떠올라 내비를 찍습니다.
164Km라고 뜨는데 저희 집에서 출발할 때 그렇게 짧은 마일리지가 나올 리가 없죠;;

 

 

기름이 반밖에 없습니다. 
GT성격의 차라서 동네를 돌아다닐 때보다 장거리에서 연비가 월등히 좋아지기는 해도 평균 연비가 좋은 디젤차도 아닌지라 기름은 채우고 가야겠습니다.

 

 

옥탄가 100인데 가성비가 그렇게 좋다고 블로그 여기저기 소문이 난 김포 하이웨이에서 주유해봅니다.
낮에 가면 오래 걸리는 거리지만 새벽에 차 한 대 없을 때 가면 장거리 달리기 전 엔진 워밍업 정도로 딱 알맞습니다.

 

 

옥탄가 100+라는데 100이 넘는다는 말일까요?
음..... 제차는 98 이상만 되면 되기 때문에 100 이상이 필요할까는 싶지만 뭐가 다를까 싶어 한번 넣어봅니다.

참고로 인피니티 VQ 37HR엔진은 국내 르노삼성의 VQ DE엔진과 다른 기종이기 때문에 mpi엔진이지만 고급유 필수입니다. (VQ 25HR엔진은 권장입니다.)

고급유 사용 안 할 시 성능 연비 모두 떨어지고 촉매 털릴 확률이 상당히 올라갑니다.
쥐돌이 고질병으로 촉매 털림을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거의 90% 확률로 일반유 주유하시는 분들입니다.

 

 

만땅 채웁니다. 차 크기는 작은데 오일탱크 용량이 웬만한 준대형 차량과 비슷해서 콸콸콸 잘 들어갑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옥탄가 100 이상이라 해도 그렇게 극적인 느낌은 없습니다.

 

같은 S오일이어도 직영이랑 대리점이 달라 그런지 종로 평창동의 S오일 구도일 특종 주유소처럼 차가 공격적으로 나가지는 않고 되려 엔진 소리가 더 조용해지고 나긋나듯해지는 느낌입니다. 

뭔가 파워풀한 고급유를 찾으신다면 다른 곳 보다 200원 이상이 비싸긴 하지만 위에 언급한 평창동 구도일 특종 주유소를 추천드립니다.

 

때마침 동네에 현대 오일뱅크 고급유 옥탄가 99 이상인 곳이 들어와서 글루 가는데 차라리 그쪽이 느낌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 돈 주고도 못 구한다는 클래식카의 명품 포니 픽업이 저렇게 광고용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클래식카 마니아들이 보면 거품 물고 쓰러질 장면입니다.

고급유 가격은 1700원대로 저희 동네 일반유 가격과 거의 비슷합니다.

 

 

주유를 끝내고 달립니다.
새벽의 서울 도로는 세상이 멸망했나 싶을 정도로 차가 없습니다. 
해 뜨면 이 도로들은 거의 주차장이 되는데 느낌이 묘합니다.

 

 

우리나라가 큰 땅덩어리는 아닌데 새벽에 장거리를 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해가 뜬다 싶더니 주변에 호수가 있는 도로에서는 안개가 심하게 끼기도 하고 산을 넘어갈 때는 낮게 떠있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게 되어 약간의 빗방울마저 부딪치기도 합니다.

 

 

양양의 해안도로에 도착하니 일출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해가 낮게 떠 있어 절경입니다.
월요일 새벽에 떠나서인지 차도 별로 없고 사람 그림자 보기도 힘듭니다.
주말을 피해서 돌아다니면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목적지인 양양 38선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38선 휴게소는 굉장히 오래된 고속도로 휴게소이긴 하지만 주차장이 생각보다 넓습니다.
경영 상황이 안 좋은지 주차장은 일정 사용료를 지불하면 차박이 가능합니다;;
숙박업도 아니고 주차업도 아닌 어딘가의 사각지대인 차박 문화를 이용한 틈새 시장인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렸을 때 고급유 기준 연비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서울에서 내내 달렸음에도 기름 게이지는 한 칸밖에 소비되지 않았습니다.

단 일반유 주유 시 절대 저 연비가 나오지 않습니다. 
일반유 가격차를 생각해도 고급유를 넣는 게 기름값은 되려 더 절약됩니다.

 

 

김포 하이웨이 주유소에서 한 번도 안 쉬고 달려 6시 조금 넘어 2시간 23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차가 안 막히는 새벽 월요일 외곽 도로 사정을 생각하면 되려 좀 늦게 도착한 것이 아닌가 싶긴 합니다. 

 

 

근데 고속도로 휴게소라 하기도 좀 애매한 게 바로 앞 도로는 편도 2차선에 시설들은 쌍팔년도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 같은 느낌으로 낡았습니다.

 

양양 38선 휴게소

코로나 시국에 너무 오래 집에 갇혀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갈 수도 없고 시원한 바다를 보고는 싶지만 들어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런 생각에 새벽 3시쯤 옷을 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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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최신 시설이라곤 GS25 편의점이랄까요?
이영자와 그 친구분들이 와서 뭔가 찍었다고 하는 명소라는데 그런 거 안 봐서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창밖으로는 경치 좋은 바닷가가 보입니다.
월요일 아침이라 사람은 한 명도 안보이기 때문에 오롯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우유 하나 사 먹고 집으로 바로 가려니 좀 아쉽습니다.
검색해보니 10분 거리에 양양의 명소 중 하나인 휴휴암이 있길래 고고 합니다. 

 

 

두 번째 와보는 휴휴암입니다.
처음이 아닌지라 우와~하는 느낌은 없지만 역시나 규모와 경치는 압도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월요일 아침이라 주차장도 텅텅 비었습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사찰 중에 경치는 최고입니다.
애초에 휴휴암에 휴가 쉴휴를 한자로 사용할 정도로 어느 정도 관광 휴양지를 감안하여 만든 사찰이기에 부산의 용궁사 같은 곳보다 훨씬 경관이 좋습니다.

 

양양 휴휴암

휴휴암은 역사가 오래된 사찰은 아닙니다. 상당히 근래에 지어진 절로서 불교문화를 알리기 위한 공원적인 컨셉이 강한 절입니다. 덕분에 볼거리도 꽤 있고 바다를 전망으로 한 카페도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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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잘 둘러보고 반나절 여행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월요일인데 오전은 월요병 때문에 날렸다 쳐도 오후부터는 일해야 합니다.

 

 

텅텅 빈 주차장을 벗어나려니 또 어딘가 가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집니다.
날씨마저 너무 좋아서 복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잠시 흔들렸지만 나머지 경치는 서울로 향하는 도로에서 보는 것으로 하고 핸들을 꺾습니다.

 

 

지금 출발하면 198킬로미터를 달려 10시 30분경에는 도착이 가능하네요.
대강 1시간 정도 샤워하고 쉬다가 점심 먹고 자택 근무로 일하면 평소와 다름없는 월요일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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