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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강릉 커피거리까지 당일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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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장거리용인데 주인 잘못 만나 요 몇 달 계속 단거리만 달리고 있어서 엔진의 때도 빼줄 겸 장거리 한번 달려주기로 하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계속되는 추위에 배터리 방전될까 봐 지하주차장에 욱여넣은 불쌍한 쥐돌이의 뒤태입니다.
이날 뭐 역대급 추위 어쩌고 할때라서 지하에 세워놨는데도 상당히 추웠습니다.

 

 

밀폐된 지하 2층의 주차장에서 실외 온도 영하 2도면 밖은 어마무시하게 춥다는 말이죠.
총마일리지는 거의 박제 수준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를 밖으로 꺼내고 네이버맵으로 강릉 커피거리를 찍으니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립니다.
새벽에 달리면 2시간 30분정도인데 주말 대낮에 저 정도면 꽤 양호합니다. 

 

 

 

차 막히는게 싫어서 오후 늦게 출발했는데도 서울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막힙니다.

뜬금없지만 이렇게 막히는 서울 시내에서 운전할 때마다 듀얼클러치 미션 차량이면 저단 말타기 증상에 변속 충격에 반클러치 미션열 때문에 신경 쓰이는 게 이것저것이 아니었을 건데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는 구형이어도 잘 만들어진 일반 오토 미션이 아직까지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한 번도 안 쉬고 도착했는데도 시간이 7시를 훌쩍 넘겨 해가 넘어갔습니다.
황당한 건 동해 쪽은 비수기 때 6시 이후 밥집 찾기가 하늘에서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겁니다.

 

 

 

식당 몇군데에서 퇴짜를 맞고 그냥 자포자기 심정으로 커피거리에 주차를 합니다.
쥐돌이를 주차시키고 맞은편에 바로 보이는 한 끼 밥집이라는 곳이 보여서 들어갔는데 강릉 커피거리에서 거의 유일하게 10시 근처까지 영업을 하는 밥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위치는 Mirmar coffee1층에 조그맣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생각보다 높아서 놀랐습니다.
식당 외관과 규모를 보고 미리 예측되는 가격이 어느 정도 있는데 설마 기본이 10,000원 이상일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첫 줄에 있는 메뉴가 시그니처겠지 싶어 매운 해물 순두부를 주문합니다.

 

 

주방은 오픈형 주방이고 주인아주머니 혼자서 모두 다 하십니다.
이렇게 보면 너저분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깔끔하고 깨끗합니다.

 

 

옆에 있길래 찍긴 했는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가습기인가?

 

 

 

물 반찬 모두 셀프입니다.
나름 와이파이도 5G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징어 젓갈 반찬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다른 반찬 챙기지 말고 저거 하나만 챙겨도 상당히 먹을만합니다.

 

 

구멍가게 같은 느낌으로 자리는 양쪽 벽으로 해서 8석 정도 됩니다.
라면 김밥만 팔 거 같은 인테리어지만 10,000원 이하는 찾아볼 수 없는 고급 식당입니다.

 

 

천장에 선풍기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여름에 만만치 않게 덥나 보다 생각이 듭니다. 

 

 

순두부 찌개..... 가 나오는 순간 왜 가격이 10,000 원인줄 알았습니다.
양과 내용물이 장난 아닙니다.

 

 

일단 게가 통으로 한 마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제가 해산물을 잘 못 먹어서 살을 많이 못 발라 먹긴 했는데 육수용이라고 해도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순두부찌개라면 일단 인정입니다.

 

 

휘적휘적하니 엄청 큰 조개 2마리가 입을 벌리고 나타납니다.
게 한 마리보고도 좀 놀랐는데 뭐가 더 있어?? 라며 한번 더 놀랐습니다.

한 마리 크기가 성인 숟가락 대가리보다 더 큽니다.

밥집이 없어서 눈앞에 보이는 밥집을 찾아 들어왔던 거였는데 생각보다 잘 먹고 기분 좋게 나왔습니다. 

 

 

커피거리 왔는데 커피는 한잔하고 가야죠.
지인에게 쿠폰을 받은 게 있어서 스타벅스로 들어갑니다.

어차피 밤이라 바다가 잘 보이는 조망명소 카페를 꼭 가야 할 필요가 없어서 굳이 비싼 카페를 찾아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선택지에서 개인적으로 스타벅스가 제일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카페 중 하나입니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고 조용하니 너무 좋습니다.
편히 쉬듯이 커피 한잔하고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튜메릭 라떼 + 당근 피칸 케이크 세트를 주문하고 앉습니다.
둘 다 처음 먹어봅니다.

 

 

계피가루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설명을 보니까 강황이 섞인 무슨 라떼라는데 그렇다고 카레향이 나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달달하고 고소하고 두유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근 케이크이어서인지 중간중간 당근 조각처럼 보이는 알맹이들이 보입니다.
달달한 맛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달지는 않고 고소한 맛이 더 강합니다.

 

 

맨 위에 꼽혀 있는 초콜릿을 가만히 보니 뭔가 그려져 있습니다.
확대해서 보니 그림도 퀄리티가 낮지 않고 뭔가 되게 정밀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감상하라고 꼽아 놓은 것은 아닐 테니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찍 서울로 향해봐야 어중간하게 막히면 달리는 맛도 없습니다.
맥북 펴고 영업종료 시간까지 카공족 코스프레 한번 내봅니다.

이상하게 스타벅스에서 노트북 펴고 그동안 미루어왔던 애매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으면 집중력도 올라가고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갑니다.
그 특유의 분위기와 음악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9시 30분 정도 되니까 슬슬 청소를 하기 시작합니다.
남아있던 커피와 케이크를 모두 비우고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하고 올라갈 준비를 합니다.

 

 

서울로 복귀하는 길은 차가 거의 없어서 즐거웠지만 외부 온도가 엄청나게 낮아서 그런지 히터를 틀어놔도 창문을 통해 전해지는 냉기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항상 주차난에 시달리는 우리 아파트에 당연히 제자리에 주차는 못하고 어정쩡하게 쥐돌이를 세워놓고 짧은 여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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