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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방문기

진도 중국집 용궁관 [CANON M200, 15-4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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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묵고 있는 다도해 펜션에서 뭔가 먹거나 사려고 하면 20여분 거리의 지산면사무소 근처까지 나와야 합니다. 한적함을 느끼고 싶어 왔지만 정말 너무 한적합니다.

그늘에 못새워두어서 미안하다.

밥 한끼 먹기 위해 쥐돌이에 시동을 겁니다. 진도의 햇볕이 따가워 차 안도 유난히 뜨거워진 느낌입니다. 여기에서 한 달 정도 살면서 차를 밖에 세워두면 자외선에 광이고 뭐고 다 날아갈 듯합니다.

사람 그림자 찾기도 힘듭니다.

지산면 사무소 근처까지 와도 낮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그림자 하나 찾기도 힘듭니다. 한산하다 못해 적막한 느낌까지 듭니다. 코로나 시대에 이런 분위기가 되려 장점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냥 그림자가 없습니다.

진도 자체에 그림자가 거의 없는 느낌입니다. 가로수라도 있을 법 한데 거의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바람막이가 없어서 추울까 싶..... 지만 남해 수온이 있는지라 겨울은 따뜻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겸업으로 바둑교실을 합니다.

20여분 차로 달려 나오니 중국집이 제일 먼저 보입니다. 크게 맛있는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딜 가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중국집을 보자마자 차를 별 고민 없이 세웁니다. 중국집 이름은 용궁관인데 특이하게 바둑교실을 겸하고 있습니다.

특이하게 옆으로 여는 철제 문입니다.

특이하게 건물 입구부터 식당 입구까지 지붕으로 덮여 꽤 길게 있습니다. 햇볕이 따가워서 밥 먹고 쉴 곳이 없는 것을 감안하여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내는 깔끔합니다.

실내는 상당히 깔끔합니다. 뭔가 시골에서 오래 묵은 듯한 장인이 있는 듯한 그런 지저분하고 좁은 느낌의 식당이 아닙니다. 서울과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깔끔합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식당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준수한 가격대입니다.

가격대는 오지라고 해서 더 비싸지도 싸지도 않습니다. 물론 서울의 강남이나 이런 곳보다는 싼 편입니다. 오지라고 재료 배송비가 비싸다는 핑계로 폭리를 취하는 곳도 많지만 진도에 한해 그런 곳은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스테인레스 물통에 물을 담아 줍니다.

투명 플라스틱 통이 아닌 스테인리스 물통에 물을 담아 줍니다. 시골 정취의 꼬질꼬질한 오래된 느낌의 주전자라도 나올 줄 알았다면 너무 도시적이라 실망할 수 도 있습니다.

김치도 반찬으로 줍니다.

반찬은 기본찬에 무려 김치가 기본으로 나옵니다. 서울의 경우는 달라고 말을 해야 조금 주는데 여기서는 이게 기본이네요. 구성 좋습니다.

단무지는 반쪽자리가 아닙니다.

단무지의 양이 적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반으로 나누어 나오지 않고 원형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양이 모자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아삭아삭하니 신선합니다.

생양파가 신선합니다.

양파 또한 꽤 신선합니다. 재료들을 전체적으로 보니 재료 관리를 꽤 잘하는 것이던지 아니면 회전율이 생각보다 높던지 둘 중 하나인 듯합니다.

김치 상태 괜춘합니다.

김치도 너무 삭았다던지 싸구려 재료를 사용해서 너무 짜게 삭았다던지 하지 않고 적당한 식감에 먹을만합니다. 일단 짜장면 하나 시켰는데 김치까지 나오다니 반찬 인심이 좋습니다.

그릇을 보니 옛날 시골식이 아닙니다.

이 동네에서 신기한 건 모든 게 너무 깔끔하고 물건들도 오래된 물건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짜장면이 나왔는데 그릇도 광이 다한 옛날 그릇이 아니라 최신식 무광 그릇인데 구매한 지 얼마 안 되어 보입니다. 

비주얼은 평범합니다.

비주얼은 평범합니다. 평범하게 먹고 싶은 비주얼입니다. 배고플 때 이런 짜장면의 모양새는 거의 반칙에 가깝도록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짜장면도 솔직히 배달시켜 먹는 것보다 직접 식당에서 따뜻한 면에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재료는 야채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몇 번 뒤적뒤적해보니 큰 건더기의 고기가 있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5천 원짜리 짜장면에서 큰 걸 바라면 안 됩니다. 맛이라도 무난하면 성공인 겁니다.

배고프게 하는 비주얼입니다.

슥슥비벼서 먹습니다. 아침을 건나 뛰고 먹는 점심이라 첫 입은 뭐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면치기를 남발하며 삼킵니다. 두 번째 먹어보니 맛이 좀 제대로 느껴집니다. 평범한 짜장의 맛이지만 캐러멜 맛의 단맛이 아니라 사탕수수 베이스의 설탕의 단맛이 납니다. 

그렇다고 달아서 못 먹겠다 정도는 아닌데 노인분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인구를 생각하여 이렇게 간을 했나 싶기도 합니다. 여하튼 맛이 없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먹을만하고 맛도 그런대로 있습니다. 진도에서 제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하기에 거리 대비(?) 추천할 만합니다.  

밖에는 쉴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다 먹고 좀 쉬고 싶었지만 멀뚱히 앉아있기도 뭐해 나와봅니다. 입구 쪽에 의외로 쉴 수 있는 테이블이나 의자 등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바닥에 담배가 굴러다닌다거나 이상한 악취가 난다거나 그런 건 1도 없습니다.

베이비 시트도 갖추어 놓고 있습니다.

베이비 시트도 있는데 밖에 오래 내놓아서 지저분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관리를 잘하는지 엄청 깨끗했습니다. 이쯤 되면 내가 외지라서 위생상태나 청소관리가 어찌 되나 칼 눈을 하고 조사하고 다니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이 의외로 전부 서울보다 깨끗하니 신기해서 그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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