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계속 오는데 날씨는 연일 최고 온도를 치고 있습니다.
코로나까지 극성이라 어딘가 사람 많은 곳에 몇 박 며칠로 가긴 좀 부담스럽고 잠깐 계곡 구경이나 할까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차고에 있는 쥐돌이를 꺼내고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이전부터 가보고 싶던 무주구천동을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시간은 네비를 찍으니 4시간정도 걸린다고 나오네요.
먼길 가니 집 앞 주유소를 한번 들러줍니다.
출퇴근용으로는 안 쓰고 거의 장거리용으로만 차를 쓰다 보니 장거리 연비로 길이 들여졌는데 한번 가득 주유하면 700~800KM 정도는 찍습니다.
근데 고급유 필수 차량인데 고급유 기름값 언제 2,000원 이하로 떨어질건지.....ㅜㅜ
강변북로부터 차가 막힙니다.
다만 서울을 벗어난 뒤부터는 거의 재속도를 내고 달렸습니다.
무주구천동이 산속에 있는 동네인지 몰랐습니다.
가는 길이 은근히 높고 와인딩입니다.
RPM좀 높게 써가며 재미있게 올라갑니다.
무주구천동에 진입하면 태권도 성지 무주라는 글이 써져있는 기와지붕을 지나갑니다.
무주가 태권도에 성지인가요? 처음 알았네요.
산속에 있어서 뭔가 오지의 느낌인 줄 알았으나 거의 시골의 읍내 수준으로 있을 건 다 있는 동네가 있었습니다.
이런 고지대에 이런 동네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도 신기합니다.
무주구천동 주차는 무료입니다.
그리고 상당히 넓습니다.
장거리 드라이브 갈 때 마땅한 데가 없으면 가는 장소로 일단 찜합니다.
공영 화장실도 상당히 깔끔하게 잘되어 있습니다.
24시 밥집 하나만 있으면 새벽 드라이브 코스 딱인데 하는 마음이 듭니다.
등산객들이 많습니다. 등산객들을 나르는 버스도 많고요.
등산회 성지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산에 안 올라가고 자리 깔고 수다만 부리고 술만 드시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보아 모두 등산을 하고 싶어 오신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이렇게 산에서 직접 파는 나물류나 약재 같은 건 좀 사가고 싶은데 뭐 이름도 모르고 어디다가 사용하는지 용도도 몰라서 구경만 하다 갑니다.
버스 승강장이 있네요?
고속버스 승강장은 아닌 것 같은데 무주구천동을 가는 일반 버스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번 오면 오래 있다가 가는지 시골 고속버스 대합실 수준입니다.
동네에 있는 사무실이나 기관들의 건물들이 상당히 예쁩니다.
시골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이국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물이 상당히 맑고 사운드도 좋습니다.
어른들도 여기저기 재미있게 놀고 계신 모습들이 종종 보입니다.
우기철이라 그런지 물도 맑고 이끼 냄새 같은 건 전혀 나지 않습니다.
한 블록 옆으로 가니 식당 골목이 나옵니다.
여기서 밥을 먹으면 냇가 자리 공짜라고 합니다.
여기서 좀 아쉬웠던 것이..... 이렇게 식당이나 업소들이 공유지인 냇가를 점유하는걸 나라에서 상당히 단속하고 많이 없앴다고 알고 있는데 무주구천동은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혀 개선의 의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던지 주변 펜션을 이용하던지 아니면 캠핑장을 예약해서 들어가야 물놀이 자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옷 한 벌만 더 가져왔으면 몸 좀 담그고 가고 싶었을 만큼 물이 너무 맑고 양도 적당했습니다.
햇볕이 쨍쨍했으면 되려 좀 지쳤을 것 같은데 적당히 구름이 있으니 이건 이거대로 또 좋습니다.
혼자 돗자리 깔고 잠깐 시원하게 낮잠이라도 좀 잘 수 있는 곳이 없나 하고 상류 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골목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좀 당황스러웠던 게 계곡으로 내려가는 입구가 펜션을 가로질러 가야 해서 넘어가는데 펜션 주인이 우리 집 예약한 사람이냐고 하면서 막더군요;;
숙박하는 사람이 아니면 자기들 앞의 계곡은 사용하지 말라는 것 같은데 이거 무주구천동에서 관리 좀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골목길 곳곳에 바람개비가 간간이 보입니다.
고지대라서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만들어 놓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상류도 역시나 각종 가게들이 본인들 파라솔과 탁상들을 주욱 깔아놔서 어디 앉을 곳조차 없습니다.
경기도권은 이런 영역 표시한 시설들을 다 철거하고 난리가 났었는데 여긴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주구천동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을 가는 길인데 여기 옆 샛길로 내려가면 겨우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작은 장소들이 나옵니다.
이 넓은 개천 규모의 시냇가에서 사람들 5~6명 쉴만한 장소가 여기뿐이라는 게 좀 황당했습니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샀던 식사 겸 간식들을 돗자리에 깔아놓고 물소리를 들으며 망중한을 즐겨봅니다.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소리들과 물소리에 스르륵 낮잠도 잠깐 들었습니다.
여기도 한강과 같이 아무 자리에 있어도 배달이 되는 모양입니다.
냇가에서 실컷 놀던 어른들은 어디선가 치킨을 시켜서 한두 마리씩 먹고 있습니다.
좀 신기했던 건 옛날과는 다르게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 외에는 남남, 여여 그룹으로 노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겁니다.
혼인율이 줄고 남자도 여자도 다들 살기 힘들어서 데이트조차 안 한다는 말을 유튜브 등을 통해 들을 때는 딱히 실감이 안 났는데 이런 현상을 내가 눈앞에서 보니 뭔가 많이 바뀌긴 했다는 느낌이 들긴 하네요.
잠깐 빈둥거리다가 너무 늦기 전에 서울로 향하다가 닭고기 육수 베이스로 만드는 냉면을 파는 곳이 있다길래 대전에 있는 원미 면옥이라는 곳으로 가서 한 그릇 후루룩 했습니다.
한번 주유로 왕복을 했는데도 기름 게이지는 반 정도가 차있습니다.
이 정도면 기름 퍼먹는 괴물이라고 부르기에는 연비가 상당히 좋습니다.
물론 기름통 용량 자체가 말리부 같은 중형차보다 크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뭐....늦게 오니 아파트 주차장은 꽉 차서 쥐돌이를 갓길에 세워두고 올라갑니다.
아파트 자체가 신식이 아니다 보니 주차장이 많이 협소합니다.
오는 길에 폭우를 만나 거의 2시간여 물속에서 운전을 했는데 왁스칠을 먼저 해놓아 그런지 알아서 새 차가 되었습니다.
비가 아예 많이 오니 또 이런 좋은 점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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